#1일 오전 10시께. 대리운전 기사 황모(32)씨가 포항북부경찰서에 잡혀왔다.

대리운전을 하던 도중 차 주인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4시께 김모(32)씨의 차를 운전하던 중 김씨가 잠깐 슈퍼에 들른 사이 조수석에 있던 금목걸이(시가 180만원 상당)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경찰조사에서 “직장을 못구해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꾸려갔다. 그나마 최근엔 손님이 없어 힘들어하던 중 금목걸이를 보자 덜컥 나쁜 마음이 들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경북지역 단순 절도 등 생계형 범죄 비율이 매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강력범죄는 모두 3만430건으로 이중 살인, 강도, 강간, 폭력 등 강력범죄를 제외한 절도 범죄만 1만5천737건으로 51.7%를 차지했다.

경북지역의 절도 범죄 발생건수는 2006년 8천190건에서 2007년 8천912건, 2008년 1만2천797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거건수 또한 같은 기간 3천530건에서 3천410건, 5천462건, 올해 8천98건 등으로 상승했으며, 검거인원도 3천141명, 3천239명, 3천943명, 올해 4천189명으로 부쩍 늘었다.

반면 구속 기소된 건수는 매년 전반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절도혐의로 구속기소된 피의자는 2006년 629명에서 2007년 497명, 2008년 530명, 올해 548명으로 2006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검거인원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인원에 따른 구속인원을 백분율로 환산해보면 2006년 20%에서 2007년 15.3%, 2008년 13.4%, 올해 13%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처럼 검거인원에 비해 구속인원 수가 저조한 것은 조직형 특수절도에서 생계형 단순절도의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과거 조직형·전문화를 띈 특수절도가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엔 소액 단순 절도가 대부분을 차지, 불구속 입건 처리가 많다는 것.

경찰관계자는 “경기가 호황이던 지난 2007년께 주춤했던 절도범죄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불어닥친 지난해부터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2천건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면서도 “그러나 대부분이 충동적으로 물건을 훔친다든지, 고철을 몰래 가져온다는지 하는 소액 절도가 많은 것을 보면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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