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식 제2사회부
추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운데 내년 동시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바람도 지역정가에 불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직위와 이름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며 당사자는 자신에 대한 성찰 보다는 분위기를 띄우는 한편 당락의 결정적인 변수인 정당의 눈치 살피기에 열심이다. 사람들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겨울을 나기 위한 월동준비에 들어가 하나하나 필요한 물품을 사들이거나 도움의 손길을 펼쳐 서로를 위한 배려에 나선다.

하지만, 지금 불기 시작한 선거바람은 착실한 준비보다는 어느 날 불쑥 튀어나오거나 배려가 아닌 흠집 내기로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진행되어 심각한 사회병폐가 되고 있다.

이는 “오래된 휴대전화기와 정치인의 공통점은 자신이 선택하고도 후회한다”라는 세간의 이야기처럼 실망감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을 하락시키는 병폐이다. 한 때는 선거철만 되면 `00연구소`란 간판이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장소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던 시기가 있었으며 요즘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평소에는 자신의 안위만 알던 인사가 어느 날 선거를 겨냥해 직함을 달고자 지역민을 현혹하는 수단으로 연구소를 사용한 결과였다.

내년 동시지방선거를 180여 일 앞두고 있다. 이제 선거에 나설 후보도, 정당도, 지역민도 변해야 한다. 자기의 공명과 허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선거에 도전하려는, 이쪽저쪽을 기웃거리는 후보자는 신성한 결전의 장에 발을 들여 놓아서는 안 된다.

정당도 공천제도를 유지하려 한다면 당리당략이 아닌 지역민심을 반영한, 지역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낙점해야 한다. 지역민도 인물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적절한 검증을 거친 인물에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2010년에는 한층 성숙된 선거문화를 기대해 본다.

경산/shs1127@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