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갑작스런 추위가 몰아칠 때 피부가 부풀어 오르거나 몹시 가렵고, 피부색이 붉게 변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서 갑자기 온몸에 벌겋게 두드러기가 돋아오르는 `한랭성 두드러기` 환자들이다.

`콜드 알레르기`라고도 불리는 이 한랭성 두드러기는 전체 만성 두드러기의 3%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은 후천성이지만, 아주 드물게 유전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찬 공기나 찬물, 얼음에 노출되면 몸이 다시 더워질 때까지 두드러기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는 호흡이 곤란해지고 빈맥과 두통이 동반되며, 온몸이 한랭에 노출되는 수영이나 냉수욕을 하는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면역학적 메커니즘으로 볼 때 한랭성 두드러기 환자의 약 절반은 알레르기에 관련된 체내 `면역글로불린(면역글로불린E)`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랭 관련 물질인 한랭글로불린, 한랭피브리노겐, 저온응집소, 한냉용혈소 등이 이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한랭성 두드러기는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경우가 많고, 추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정상적 물질이 혈액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랭성 두드러기는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많이 나타나지만,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때 차가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따뜻한 곳에 들어갔을 때 많이 생긴다.

피부가 찬 공기나 찬물에 닿으면 그 부위에만 가려움증이 생기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붉게 변한다. 심한 경우에는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빨개지며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느껴지는 등 온몸에 증상이 나타난다.

민감한 사람은 아이스크림 정도의 찬 음식만 먹어도 입술이나 혀 기도가 부어올라 숨쉬기조차 힘들어진다.

자신에게 한랭성 두드러기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얼음 덩어리를 약 2분간 팔 안쪽에 올려놓거나 10분간 찬 공기를 쐰 다음, 다시 더워질 때 두드러기가 생기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이 질환은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을 이용해 증상이 나을 수는 있지만, 아직 완치할 수 있는 치료약은 없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다.

한랭성 두드러기를 예방하려면 실내 온도를 18~20℃로 유지하고, 가습기를 틀어 습도가 4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목욕은 5~10분 정도 따뜻한 물로 하는 것이 적당하고, 샤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하는 게 좋다. 목욕탕 안에 들어가 씻는 것은 일주일에 1번 정도가 무난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한랭 두드러기를 막으려면 추운 날씨에 노출부위를 최소화하는 옷차림을 유지하고, 추위에 노출된 이후에는 갑자기 더워지는 상태를 피해야 한다”면서 “특히 과일이나 채소 등을 듬뿍 먹어 몸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옷은 가능한 한 면 소재를 입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두드러기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이 될 수 있는 만큼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면서 “두드러기가 생겼을 때는 피자나 햄버거 등의 인스턴트 식품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