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은 안과학회가 눈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눈의 날`이었다. 학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느는 질환이 바로 눈물과 관련된 `건성안`과 `눈물흘림증`이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건성안의 경우 유병률이 33.2%로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지만, 3명 중 1명은 중등도 이상의 증상을 겪고 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 결과 눈물흘림증 환자도 2003년 10만4천432명에서 2007년 13만550명으로 4년 사이 25%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증상을 질환으로 여겨 병원을 찾는 경우는 아직도 많이 않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이하범)가 눈의 날을 맞아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은 눈물 부족 또는 과다 증상을 경험했지만 `피로` 또는 `시력저하`를 주된 원인으로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성안, 장기간 방치하면 2차질환 유발=건성안은 눈물 중 수분이 부족한 상태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성분인 점액층 또는 지질층의 부족이나 변형으로 눈물막이 고르지 못하거나,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돼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이 때문에 눈의 불쾌감 및 자극증상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이런 건성안은 당장 눈이 불편하기 때문에 손으로 자꾸 비비기 쉬운데 이렇게 장기간 방치될 경우 눈에 상처나 염증 등 2차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처럼 눈이 건조해 뻑뻑하고 따갑거나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안과병원을 방문해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학회는 권고하고 있다.

학회 이하범 이사장은 “안구건조증은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심한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눈이 건조함 때문에 점점 통증이 생기거나 이물감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건성안 예방을 위해서는 건조한 환경을 피하고 특히 건조하기 쉬운 동절기나 사무실에서는 가습기등을 이용해 실내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실내 온도가 과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적절히 난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모니터를 자신의 눈보다 아래에 두고, 조명은 직접 눈부심을 유발하지 않도록 설치하는 게 좋다. 작업 중 휴식 시간은 짧게 자주 갖도록 하고, 근거리 작업 도중에도 중간 중간 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여 주면 눈물 순환에 도움이 된다.

◇눈물흘림증도 심각한 합병증 원인=반면 눈물이 너무 많은 `눈물흘림증`도 문제다.

눈물이 나는 이유는 크게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눈물`과 슬프거나 하품을 했을 때나는 `반사눈물`이 있다. 그러나 눈에 아무런 자극도 없는 상태에서 일상에 불편을 줄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넘쳐 항상 눈곱이 심하거나 손수건, 휴지가 필요하다면 눈물흘림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눈물흘림증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눈물소관염이나 눈물주머니염, 눈물길의 영구적 폐쇄 등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학회가 눈물흘림증의 대표적 합병증인 눈물주머니염증 환자를 대상으로 세균 검사를 한 결과, 97.3%에서 세균이 검출됐으며, 이들 세균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그람양성균, 그람음성균, 혐기성세균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눈물흘림증이 있는 환자들은 평상시 삶의 질(1-10점)도 7.1점으로 가장 나쁜 10점에 가까웠다. 눈물흘림증은 초기 단계에는 눈물점 수술과 실리콘 튜브삽입술과 같이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경우에는 콧속 내시경을 이용해 흉터를 남기지 않고 시술할 수도 있다.

학회는 날씨가 추워지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겨울이 오기 전에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도움말:대한안과학회, 새빛안과병원 박규홍 원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