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비만은 동전의 양면… 식사요법 칼로리 제한 필요
짠음식·야식 피하고 열량적은 국물·채소부터 섭취 바람직

나는 오늘도 고혈압 환자를 진료 한다. 고혈압환자로부터 매일 듣는 질문은 “내가 약을 꼭 복용하여야 합니까?, 어떤 약을 복용하여야 좋은가요?” 라는 질문보다는 “무슨음식을 먹어야 하나요?, 커피는 마셔도 됩니까?, 술은 어느 정도 마실 수 있나요?,담배가 그렇게 해로운가요?, 짜게 먹으면 안 된다는데 어느 정도 싱겁게 먹어야 하나요?” 이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1. 식사 요법

고혈압은 비만자에게 많고 고혈압 환자는 비만인 경우가 많다.

이들 고혈압과 비만증은 모두 순환기 질환의 위험인자로 동맥경화증의 발전 및 진행을 촉진시켜 뇌졸중이나 심장사고를 일으키므로 고혈압 환자는 비만을 방지해야 하며, 따라서 식사요법으로 칼로리 제한이 필요하게 된다.

체중감량은 대부분의 정상 및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강하를 일으키며, 경우에 따라서는 과체중의 절반만 줄여도 혈압이 정상화되는 수가 있다.

약 10kg을 줄였을 경우, 최고혈압 25, 최저혈압 10mmHg를 떨어뜨려 약 75%의 환자가 정상을 되찾을 수 있었으며, 어린이나 청년층에서는 체중감소만으로도 고혈압을 완치시킨 예도 있다.

주당 1kg, 월 4kg의 감량을 기대하려면 하루 1,000kcal을 덜 섭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체중조절을 위한 감식은 남자 1,500kcal, 여자 1,200kcal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실제로 1개월에 2kg 정도 줄이는 것이 일상 활동에 지장이 없는 무난한 목표다.

그 밖에 천천히 잘 씹고 시간을 들여 즐겁게 식사하고 열량이 적은 국물이나 채소 등을 먼저 먹고 주식은 나중에 먹도록 순서를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며 간식은 총 열량 내에서 하되 가급적 피하고 야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2. 알코올

매일 30gm이상의 알코올을 마시는 술꾼에게 고혈압이나 뇌졸중의 발생빈도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알코올을 매일 35~40gm 마시고 있는 사람이 음주량을 80% 감량하면 1~2주 사이에 수축기압이 5mmHg 떨어진다고 한다.

소량의 음주마저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량의 연일 음주는 금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20~30gm정도(맥주 1병, 소주 반병, 양주 더블 1잔, 정종 대포 1잔)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에게서의 알코올은 남성보다 혈압상승에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하니 위에 말한 양보다 적게 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커피

커피 자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는 세잔의 커피와 같은 양의 카페인 150mg을 먹이면 혈압이 상승하는데 아마도 교감 신경계의 자극에 의해서일 것이다.

커피 즐겨마시는 사람도 마신 후 15~20분 동안 5~15mmHg의 혈압이 올라간다. 그러나 습관적 커피 사용이 의미있는 혈압 상승을 초래한다는 근거는 희박하다.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커피는 마시는 것도 무방할 것 같다.

4. 흡연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주 위험인자이므로 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금연한다고 혈압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금연 후 10~15%의 체중증가가 있어 그에 따른 혈압 상승의 우려가 있으므로 담배를 끊으려고 할 때에는 동시에 칼로리 섭취량을 줄여 체중증가를 방지해야 한다.

5. 저 염식

역학적으로 식염 섭취량과 고혈압의 발생빈도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 주민의 식염 섭취량은 평균 18그램인 반면 고혈압 다발지역으로 유명한 일본 아끼다 지방에서의 고혈압 환자의 하루 식염 섭취량은 무려 33그램이라고 한다.

구미인 들의 하루 식염 섭취량은 평균 10그램, 일본인이 12그램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15에서 20그램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증도의 염분 제한을 위하여 다음 지침을 따르도록 한다.

첫째 조리 시 또는 식탁에서 소금을 쓰지 않는다. 둘째, 짠맛을 원하면 무염간장이나 대용소금을 사용한다. 셋째,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을 가급적 삼가도록 한다.

하루 소금 5그램인 중등도의 저 염식은 음식 재료로 염분 함량이 극히 적은 것을 쓰고 조리 시에 소금을 3그램 정도 쓸 수 있다. 경도의 저 염식으로 10그램 내외로 하려면 조리 시에 식염 함량 17퍼센트인 보통 간장 6에서 8그램을 쓸 수 있으나 식탁에서 여분의 간장이나 소금을 쓰면 안 된다.

그리고 음식은 뜨거울수록, 설탕을 많이 쓸수록 짠 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 조리 시 유의해야 하면, 식초의 사용량을 늘리면 간장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양식에서는 식탁소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8그램 정도의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으나 우리의 식습관으로는 12그램 정도로 줄이는 것이 밥맛을 잃지 않는 최소한도일 것이다.

또 식염의 제한은 하루 총량이 문제이므로 한두 가지 조금 짠 음식을 먹었다고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얼마만큼 분량의 소금이 며칠간이나 계속 들어갔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온 식구가 싱겁게 먹도록 노력하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하며 만일 염분이 몸 안에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되면 물을 많이 마셔서 오줌과 함께 빠져나가도록 하면 좋다.

위에 기술한 것은 심장내과 의사로서 매일 고혈압환자들에게 받는 질문이다. 고혈압 환자들이 이런 궁금증에서 벗어나는데 일조가 된다면 너무나 즐겁고, 또한 고혈압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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