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영경북도교육청 Hi! e-장학 집필위원
며칠 전 `2009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된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3학년 박영수 군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는 이 상은 지식기반 사회를 주도하고 우리나라를 선진 일류국가로 이끌어갈 창의적인 우수 인재를 발굴, 격려하여 국가인재로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매년 고교생 60명, 대학생 40명을 선발하는데 올해 경북지역에서는 최종 4명이 선정됐다.

이들 중 포철공고 로봇동아리 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영수 군은 지난 7월, 미국 미시간주 로렌스 공대 주최로 열린 `2009 세계 로봇 게임(World Robofest Championship)`에서 1위를 하는 등 로봇관련 각종 경시대회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단지 어릴 적 꿈을 잃지 않은 것뿐인데 너무 큰상을 받은 것 같다”라며 “앞으로 로봇 분야 전문가가 되어 일본에서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시모(Asimo)를 능가하는 로봇을 만들어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박 군이 어릴 때부터 간직해 온 꿈을 이루어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문득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웃으며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웃으며 일하는 사람은 즐겁게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즐겁게 하며 평생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확실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가지고 그 일에 만족하면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때이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호멜 스미스 박사는 “개인이 선택한 직업은 그 직종이나 진로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오히려 개인 자신의 생활을 변화시킨다”며 직업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금 나는 어떠한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즐겁게 하고 있는가?

어제가 수학능력시험일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랫동안 짊어지고 왔던 큰 짐 하나를 내린 수험생들은 지금 이 시각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필자는 학력고사 세대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해마다 수능일이 되면 학력고사를 쳤던 그날이 떠오른다. 결전의 날, 전쟁터로 향하는 비장한 각오로 필승 의지를 다지며 고사장으로 향했고, 부모님께서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교문 밖에서 기다리며 딸의 성공을 기원하셨다.

하지만, 학력고사 점수 몇 점 차이로 그 오랜 꿈이 좌절되고 말았다.

당시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란 말이 유행했는데 그 필수마저 이수할 상황이 되지 못했고 다시 도전할 용기도 없었다.

결국, 오랫동안 간직해 온 꿈을 포기한 채 점수에 맞춰 새로운 진로를 선택했다.

비록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꿈을 이루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하게 만든다. 수능은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기회의 장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그 어느 곳엔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일들 중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해야 지치지 않고 신나게 할 수 있는지 그것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수능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이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과를 선택해 반드시 꿈을 이루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필자처럼 이루지 못한 꿈을 마음속에 품은 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이라는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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