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김해자씨 작품전… 14~18일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30여년 째 고유 한복인 전통 `누비옷` 재현을 위해 외길 인생을 살아오고 있는 김해자(57·경주시 탑동)씨.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緋匠)이다. 1992년 전통문화를 뽑는 제17회 전승공예대전에 아무도 연구하지도 않던 누비 작품을 출품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곧 이어 인간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이미 우리나라의 누비전통은 거의 끊겨진 상태라 자료를 구하거나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얻기도 쉽지 않았지만 옛 작품들을 접하면서 누비를 재현했다.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누비분야를 박물관의 유물을 조사·연구, 학문적 체계를 완성한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동안 기능은 물론 누비장의 이론적인 체계를 세우는데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의복 형태 중 하나인 누비는 천 두장을 포개 안팎을 만들고 그 사이에 솜을 넣어 죽죽 줄이 지게 박는 누비질로 만든 누비옷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오랜 방한복이기도 하다.

우리문화의 가장 큰 특징을 `정성`으로 꼽을 때 `가장 정성이 많이 드는 작업`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 누비 작업을 30여년째 해오고 있는 그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천년의 보옥 한국의 누비 첫 번째 특별전- 경주의 하늘을 누빌레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지어온 누비작품들이 10년만에 세상밖으로 나오는 것이어서 더욱 각별하다.

특히 전통 누비에 대한 한국 복식사 연구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전수생인 누비문화원 회원 30명과 함께 전시장을 꾸밀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중국, 체코, 페루, 세르비아, 파키스탄, 캄보디아, 앙골라, 엘살바도르 등 17개국 주한대사 부부를 14, 15일 이틀간 전시장으로 초청해 학술세미나와 전시장 둘러보기, 누비체험 등의 우리문화 알리기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회에는 그녀가 지난 10년간 연구 제작한 전통 누비한복과 조선시대 누비복식유물을 복원한 작품을 비롯, 누비 바느질을 활용한 생활한복과 생활 소품류 등이 전시돼 누비의 역사와 미래를 한 눈에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기조끼 배냇저고리 풍차바지 어른저고리 남자배자 타래버선 등 전통복식과 함께 양장, 문화상품으로 개발한 누비지갑·누비이불 등 2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최근 출토된 조선시대 남녀 의복 중 배자를 재현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김씨는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누비문화의 정신적 우수성을 널리 알려 문화상품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