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윤동주 동시집 `산울림`(이가서, 2006)

맑은 영혼의 시심으로 우리 민족은 물론 일본의 사람들에게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는 윤동주 시인. 그가 본격적인 시를 쓰기에 앞서 여러 편의 동시를 쓰고 발표도 했다고 한다. 윤동주 동시집 `산울림`이 출간되어 그의 동시를 반갑게 읽었다. 동시`반딧불`은 윤동주의 시`또 다른 고향`의 어투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여름날 그믐밤의 반딧불이 어둠 속을 날아다니는 풍경을 3연 10행으로 짧게 노래한 이 동시는 간단하다. 그러나 1연과 3연이 단순 반복으로 된 이 동시가 갖는 의미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두 번이나 반복된 “달 조각을 주우러/숲으로 가자”는 것이 시의 핵심적인 내용이지만, 시 창작의 시발(始發)은 “그믐밤 반딧불은/부서진 달 조각”이라고 본 2연에 있다. 나는 이 시를 자꾸 읽게 된다. 어두울수록 더욱 빛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식민의 시대에 순결한 삶을 지키려했던 젊은 영혼의 몸부림으로 남은 그의 시편들은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솟아난 별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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