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감염으로 숨지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단순 감기에도 타미플루를 처방해 달라는 환자가 많아 의료진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8일 대구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때까지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반복해서 신종플루 감염여부를 체크하는 이른바 `타미플루 순회쇼핑`이 유행하고 있다.

신종플루 대유행에 대한 불안감에다 일부 사망자의 경우 타미플루 처방이 늦게 이뤄져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커진 탓이다.

이때문에 고위험군에 속한 영·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는 어느 의료기관이 타미플루를 잘 처방해주는지 알아내기 위한 정보전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A내과 원장은 “최근 열이나 기침 같은 일반 감기 기운에도 `타미플루를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많고, 특히 신종플루 유사증상을 보이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경우 의료진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는 동네 병·의원에서도 타미플루를 처방하는데 거점병원이 계속 붐비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미플루 남용은 나중에 큰 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2008년 10월27일 현재 WHO에 보고된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는 28건. 그 가운데 타미플루 사전 사용과 관련이 있는 내성 바이러스가 12건이나 된다. 즉 병이 발생하기 전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타미플루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신경철 교수는 “증상만 보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면 내성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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