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구이·통사시미 `일품`
황금 바른 참치회도 `군침`

포항에 사는 지인이 소담한 이야기라는 뜻의 퓨전일식집 `담경(談暻)`이야기를 해주었다. 일식 집 하면 맛깔스럽지만 음식이 푸짐하지 않은데 이 집은 융숭한 손님대접이 자랑이라는 것이었다. 도시에서 잃어버린 인심을 찾아 남구 상도동으로 갔다. `담경`은 지역 선후배 사이인 손용기·정명진씨가 사이좋게 공동으로 하고 있다.

후배 정명진씨는 요리사 자격증이 7개나 되는 요리박사이다. 음식집을 경영하는 것이 정말 좋다는 정씨는 한때 요리사의 꿈을 꾸면서 한식, 일식, 양식, 제과제빵 등 요리사 자격증을 따냈다.

통사시미와 전복 구이가 섞여 나오는 A코스(5만원)가 유혹을 한다. 닭 육수에 전복, 해삼, 인삼, 송이, 대추를 넣고 우려낸 불도장은 몇달 전 숙취도 다 녹여낸다. 테이블 위에 나와 있는 장어철판, 복살 무침, 메로구이, 연포탕 등 여러가지 기본안주(쯔께다시)는 푸짐하다 못해 손이 가도 가도 줄지 않는다. 사장 서비스로 비벼준 해삼 창자 비빔밥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맛`이다. 전복 내장과 청어 간도 이에 못지 않다.

옆방에서 먹고 있는 참치 뱃살과 머릿살 등 1급 참치 위주로 나오는 스페샬(10만원)은 눈으로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맛깔스럽게 베어져 나온 선홍색 고기는 쇠고기와 꼭 닮았다. 임금님의 수랏상에나 올랐음직한 식용 황금을 발라 `나랏님 기분내는` 흐뭇한 경험도 한다.

주방장 박정규씨는 일식 경력 30년이다. 일식 집에서 이만한 경력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머릿살이 맛이 있다고 권한다. 모둠 한 접시가 바다에 눈 녹듯이 사라졌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박씨가 직접 들고 오는 머리와 눈살이 리필이 되어 나온다. 참치 눈물주에 눈과 입이 마냥 즐겁다.

연중무휴로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밤 12시. 예약 및 문의 275-787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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