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권고 아픔딛고 고군분투 2년새 당기 순이익 15배↑

【울릉】 만성 적자의 울릉농협(조합장 손광목)이 경영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울릉조합은 적자 및 자본잠식 조합으로 지난 2006년 조합구조 개선 조합 선정 합병권고 대상이었다. 순 자본비율이 -5.57%로 자기자본 잠식상태에 놓였고 육지조합과의 합병이 추진될 정도로 경영이 악화 일로였다.

당초 지난 1989년 서면과 북면 농협을 흡수합병해 1군 1조합으로 자리 잡았지만 부실채권과 호박엿 가공공장 운영위기 등이 가중돼 경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손 조합장을 중심으로 한 임직원들은 육지조합과 합병권고 조치가 내려지자 울릉도의 지역적 특수성과 지역농협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며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하지만 많은 시련이 뒤따랐다.

함께 일하던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고 저동·남양·천부지소를 울릉군의 도움을 받아 매각해 직원은 상여금, 조합장은 급여를 반납했으며 이·감사, 영농회장 수당도 50%나 줄였다.

김종한 상무는 “직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했다”며 “하지만 함께 일하던 정규직원 11명을 줄이는 등 동료를 보내야 했던 때는 정말 가슴 아팠다”고 돌이켜 봤다.

울릉농협은 이와 함께 서울 강동·강서·중앙농협, 대구 칠곡·성서농협, 부산 북부산 농협등으로 부터 무이자 자금 지원을 받아 천군만마를 얻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노력의 결과는 사업 성과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기자본은 2008년 말 현재 2006년에 비해 37억여 원이 증가했고 1억2천900만 원이던 당기순이익도 15억 800만 원으로 15배 증가, 16%에 육박했던 연체비율이 5.14%로 낮아졌다.

손 조합장은 “지난 3년간 정윤열 울릉군수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 조합원 및 임직원들의 뼈를 깎는 아픔과 노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제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농협은 외부지원이 끝나는 2011년까지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 아래 경제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 울릉도에서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명이 나물` 가공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손 조합장은 “직원의 3분의 1이 줄었지만, 열심히 일해 준 직원들과 조합의 아픔을 함께한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내년이 지나면 외부의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경영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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