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영경북도교육청 Hi-e장학 집필위원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출·퇴근길에 길게 늘어선 은행나무의 잎들도 어느새 노랗게 물들었다.

그렇게 가을이 한창인데 지난봄부터 불쑥 나타나 호시탐탐 인체로의 침입을 노리는 신종플루로 인해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도 없는 요즈음이다.

지금 각 학교에서는 신종플루와 전쟁 중이다.

고막 체온계와 알코올 솜을 들고 보이지 않는 적군을 찾아내려고 전투태세를 갖춘 지 어느새 수개월째다.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려고 보건교사로서 모든 전략을 수립했지만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몰라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시골에 위치하고 있고 소인수 학급인 본교엔 아직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없다.

하지만, 학생들의 기침 소리만 들어도 체온계를 들고 그 학생에게 달려간다.

최근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손잡는 것도 못하게 하고 있다.

가족 중에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체온을 측정하며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학교에서는 그렇게 철저하게 방어태세를 갖추었는데 집에서 그만 방어벽이 뚫리고 말았다.

중학생인 첫째 아이가 10월17일 아침부터 기침과 37.9℃의 발열증상을 보여 즉시 거점 병원을 찾아 검사를 실시했다.

그날 밤 38.9℃까지 체온이 상승하였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하룻밤을 앓고 나더니 체온은 정상이 되었고 간헐적으로 기침과 재채기만 반복했다.

10월19일, 병원으로부터 “신종플루 확진입니다.”라는 전화를 받고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급성호흡기 열성환자 임시 진료소`에는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과 확진 판정을 받고 약을 받으러 온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 사이에서 무려 4시간을 기다려 타미플루 5일분을 처방받았다.

평소 건강했던 아이는 약을 복용하기도 전에 모든 증상이 사라졌고 7일간 자가 격리 후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저온 건조한 날씨 속에 신종플루의 기세는 고공비행을 하고 있고 고위험군 환자를 중심으로 사망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밀집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염속도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도 곧 신종플루 대유행이 선포될지도 모른다.

신종플루가 무서운 건 급속한 전염력 때문이다. 가족 중에 확진 환자 한 명이 발생하면 누구라도 전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젠 예방법과 함께 확진 시 자가 치료방법도 알아 하루라도 빨리 나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첫째 아이(14세)가 확진 판정을 받고 보름이 지난 지금, 남편과 둘째 아이(13세), 그리고 필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셋째(8세)가 고열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약물 복용 후 하루 만에 증상이 호전됐다. 엄마로서 고열인 아이들을 간호하며 가족들과 함께 실천한 것이 있다.

바로 하루 2리터 이상의 물 마시기와 8시간 이상 잠을 푹 자는 것이었다. 특히 타미플루 복용 시 약물의 흡수와 배설을 돕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하기, 손 소독하기 외에 더 강하게 교육하는 것이 있다.

바로 물을 많이 마시고 잠을 푹 자라고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매일 살펴서 신종플루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 27일부터 우선 대상자부터 신종플루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차례가 될 때까지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면역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건강할 경우 신종플루에 대해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바이러스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그 미세한 바이러스와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신종플루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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