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가 밖에서 놀다가 집에 들어오니 동생 영희가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얼른 감추었다. 철수가 물었다.

“너 뭐 먹었니?”

“아무 것도 먹지 않았어.”

영희는 입가에 아이스크림이 묻어 있는 줄도 모르고 대답을 했다.

“시치미 떼지 마. 네 입가에 아이스크림이 묻어 있어.”

아이들은 평소에 `시치미를 떼다`와 같은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그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유래를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녀에게 자주 쓰는 말의 유래를 알아보도록 이끌어주면 창의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유래 찾기를 하는 가운데 호기심이 생기고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부모와 함께 유래 찾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아이 스스로 찾아보게 하면 좋다.

그러면 앞에서 철수가 말한 `시치미 떼다`라는 말의 유래를 알아보자.

옛날 어느 마을에서 한 사람이 매사냥을 나섰다. 당시 사람들은 야생의 매를 길들여서 사냥에 이용하였다.

“야, 꿩이다!”

그 순간 훈련받은 매 한 마리가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꿩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꿩은 날카로운 매의 발톱에 붙잡혀 날아가지 못했다. 사냥꾼은 매가 잡은 꿩을 차지하려고 달려갔다. 그 때 한 사람이 풀숲에서 불쑥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이건 내 꿩이요.”

“무슨 소리요? 이 꿩은 내가 훈련시킨 매가 잡았으니 내 꿩이요.”

갑자기 나타난 사람과 사냥꾼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매를 훈련시킨 사냥꾼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자기가 잡은 것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억울하게도 꿩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 이후 사냥꾼은 자기 매의 꽁지에 이름표를 달아서 표시를 하였다. 그 표시를 `시치미`라고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냥꾼은 다시 매를 데리고 사냥을 하러 갔다. 드디어 꿩 한 마리가 날자 사냥꾼은 매를 하늘로 날려 보냈다.

`오늘은 내가 잡은 꿩을 아무도 가로채는 일이 없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사냥꾼은 꿩을 가지러 매가 날아간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또 지난번과 같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서 꿩을 가로채려 하였다. 그 사람은 사냥꾼이 매의 꽁지에 표시한 시치미를 얼른 떼어내고 자기 것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이 꿩은 내가 먼저 발견한 것이니까 내 것이야! 그리고 당신 것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어?”

“시치미를 뗀다고 해서 모를 줄 알고? 이건 내 매야.”

매 주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이러한 사건 이후로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은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 딱 잡아떼거나 자기가 하고도 안 한 척 할 때 쓰는 말이 되었다.

평소에 무심코 사용하는 말에 대해 `왜 이런 말이 생겼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접근하면 사고력의 깊이가 더해진다. 특히 궁금한 것들을 해결해 보려는 호기심과 탐구심은 창의적인 사고 성향 중에서 중요한 요인에 해당되므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들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자녀와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쓰면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지 않은 낱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해보자. 조사한 낱말들을 적어서 벽에 붙여놓고 유래를 찾으면 하나씩 지워가도록 하자. 어처구니, 함흥차사, 십년감수, 자린고비, 행주치마, 십팔번, 내 코가 석 자 등의 유래를 하나씩 찾아보자. 이렇게 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말의 유래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고 또 다른 말의 유래 찾기를 즐기게 된다면 어느새 창의력도 쑥쑥 자라날 것이다.

Create yourself!

<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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