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개점이 다가오면서 특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의 야당들이 특별조사를 벌여 대구시와 중구청이 현대백화점 개점에 편의를 주었다며 특혜라고 지적했다. 약전골목 일대 상가의 임대료 상승으로 약령시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백화점과 약령시가 동반 상생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현대백화점은 지하철 1, 2호선이 환승하는 대구의 유통 1번지인 시내 한복판 반월당에 지상 10층 지하 6층 연면적 12만평방m 규모다. 60여 개의 명품관과 수입브랜드가 들어가며 대형 식품관에는 80여 개의 푸드코트와 고급식당가가 입점하게 된다. 지역으로서는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서 유통업계의 경쟁으로 지역의 소비수준을 높이고 자금만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는 걱정 또한 적지 않다.

그런데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는 곳은 대구의 약령시가 자리 잡고 있는 텃밭이다. 대구 약령시는 그냥 한약방들이 늘어선 뒷골목이 아니다. 300여 년 전인 1658년부터 열린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이곳 약령시에서 3일부터 7일까지 약령시 한방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남성로 약전골목은 한약방과 제탕원 등 한약관련 130여 업소가 들어서 있다. 현대백화점 입점으로 약전골목 일대의 상가 임대료가 오르고 업소의 70%가 임대 들어 있는 한약 관련 업자들이 상권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 업자들이 오른 임대료 때문에 이곳을 벗어나려 하고 이미 10% 정도는 이곳을 탈출했다고 한다. 업종 변경이 속도를 내게 되면 약령시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대구시는 현대백화점의 개점으로 일대에 교통혼잡이 예상되자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일부 해제하려 하고 주차타워 건립에 편의를 제공하고 지하철 연결 통로를 열어 주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으로 인해 약령시가 위축되고 존폐의 기로에 처해 있어도 외면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대구 약령시가 그 영향으로 경쟁력과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대구시와 중구청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약령시 인근에는 대구의 근현대 역사가 집약돼 있다. 일제에 항거하던 민족시인 이상화의 생가가 있고 계산성당과 대구제일교외, 관덕정, 교남YMCA 빌딩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약령시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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