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국` 포스코가 글로벌 추세에 걸맞는 신산업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발전·연료전지·폐기물 등 다양한 에너지사업으로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기존 유사·중복기능의 출자사에 대한 합병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현 철강업 중심으로는 글로벌 미래경영에 적극 부합할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세계적인 산업기류의 변화에 따라 업종다각화를 발빠르게 진행해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에너지분야 사업 확대

포스코는 174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포스코 이앤이를 설립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주사업은 생활폐기물과 하수슬러지를 연료로 한 발전사업이다. 생활폐기물 발전사업은 태우거나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던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전력과 열을 생산한다. 또 하수슬러지 연료화 사업은 하수슬러지를 건조해 화력발전소의 석탄 보조연료로 쓸 수 있도록 일정한 형태로 만든다.

포스코는 현재 부산시, 포항시와 함께 생활폐기물 연료화 및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사업을 전국 광역도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7월에는 SK에너지와 함께 청정 석탄에너지산업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석탄을 석유와 화학제품원료, 합성천연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SK에너지는 이 사업에서 전처리 공정인 석탄가스화 기술을, 포스코는 합성천연가스 공정의 개발을 각각 맡기로 했다.

포스코가 이달 매각작업이 진행되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 후보로 꼽히는 점도 에너지, 자원사업과 무관치 않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의 대규모 가스전 개발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해외 자원개발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철광석, 유연탄 등 대규모 에너지, 광물자원의 수요처로, 이미 자체적으로도 호주의 유연탄광 개발 등에도 발을 담그고 있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해외 에너지, 자원개발 분야에서 민간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자사 합병도 본격화

포스코는 유사중복기능의 출자사에 대한 합병도 본격화하고 있다.

가지수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통해 유휴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하는 대신, 그 여력을 신사업에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합병이 거론되고 있는 계열사는 포스데이타(그룹내 IT사업)와 포스콘(철강 및 비철강 플랜트 자동화사업), 포철산기(제철소 설비정비 등)와 포철기연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포스데이타와 포스콘의 합병은 두 회사의 업무가 유사·중복될뿐 아니라 최근 포스데이타가 와이브로 사업 중단으로 큰 손실을 내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중순께 정기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철산기와 포철기연의 합병도 업무 효율성 강화차원에서 추진되면서 오는 11월 중 합병 관련 주총을 열고 내년초에 통합 회사를 발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포스코강판은 동국제강그룹의 유니온스틸에 매각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미래경영을 위해 세계적인 신산업중심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유사·중복기능의 업무통합, 나아가 철강중심에서 신산업중심으로의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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