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진 作
두꺼운 한지 위에 올려진 커피의 발색이 커피향처럼 은은하다. 커피 빛깔의 육체는 다양한 포즈와 어울려 자못 농염하다.

이철진은 그렇게 `여성 누드`를 그린다. 부끄러운 듯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이파리 하나 입에 물고 있거나, 바이올린과 함께 꿈을 꾸고 있는 여인은 자연을 노래하는 요정을 닮았다.

23일부터 28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이철진(47) 개인전.

이철진은 인물의 사실적 묘사나 구체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현실상을 쫓지 않고 있다.

올해 작업한 작품들에선 `ADAGIO(느리게)`를 주제로 한 여체누드를 만들었다.

ADAGIO, 느리다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지금까지 너무 앞만 보고 달려만 온 작가에게 조금은 느리게 작업과 세상을 보자는 의미를 가진다.

작품의 내용은 지금까지의 작업처럼 인물과 누드가 주류를 이루며 지난해 뉴욕전에서 나름 관심을 가진 대나무 시리즈 중에서도 몇 작품 선을 보이며 300호와 200호의 대작에서 소품까지 4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번 출품작 중 작가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말하는 6호정도 크기의 작업을 120개정도 이어 만든 작업이 눈길을 끈다.

스케치하듯 거침없이 선묘해 들어가는 그의 인물은 현실감을 쫓는, 현실의 구체적인 상황 속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현실을 뒷받침해 줄 배경이 배제된 채 공간 속에 던져져 있다.

그것에서 작가의 인물이 묘사에 목적이 있기보다 내적 의미의 표출이나 심상의 또 다른 표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2008 광저우 아트페어, 2007상해국제아트페어 초대, 2007대구아트페어 초대, 서울화랑미술제에 초대작가로 참여했다.

대구시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영남대·대구대·위덕대·대구예술대에 출강하고 있다. 한국화동질성회복회, 영남한국화회, 한국미협회원.

문의 (053)420-8015.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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