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의 저자인 칙센미하이는 그의 이론을 설명한 체계 모델에서 창의성은 개인만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생활하는 사회, 문화적 배경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는 아무리 개인의 창의성이 뛰어나더라도 사회, 문화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면 한 사람의 창의적인 재능은 빛을 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초연 당시 관객과 평가단으로부터 심한 혹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작품성을 인정받게 된다.

창의성을 수용하고 계발하기 위해서는 좋은 문화적 풍토가 필요하다.

문화에는 수직문화와 수평문화가 있다.

수직문화(Vertical Culture)는 `심연문화` 혹은 `뿌리문화` 라고도 하는데 한 인종의 뿌리, 즉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전통적인 가치들로 구성된다.

종교, 관습, 사상, 언어, 고전문학, 음악, 역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문화는 일시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와 대비되며 인간 내면의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한다.

수평문화(Horizontal Culture)는 깊은 사상이 없는, 표면에 나타난 문화이다. 이 문화는 일시적인 유행과 같은 외형적이고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것들에 가치를 둔다. 물질, 권력, 명예, 성(SEX), IQ 중심 사고, 외모지상주의 등 전통적인 가치 보다는 일시적인 만족과 쾌락을 얻는데 관심을 두는 문화이다.

두 문화와 창의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수평 문화가 `지식`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수직 문화는 `지혜`의 형태로 나타난다. 수평 문화가 `IQ`와 경쟁원리를 중시한다면 수직문화는 `EQ`와 나눔의 원리를 중시한다. 창의성은 지혜의 형태로 나타나고 소통과 나눔을 통해서 더욱 발전하기 때문에 수직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창의성이 잘 자랄 수 있는 이러한 문화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요즘 어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성인용 TV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같이 시청한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기성 가수 흉내를 내거나 섹시한 춤을 추면 박수를 쳐 주는 분위기이다.

학예발표 때도 내용과 의미 보다는 눈요깃거리를 찾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수직문화 보다는 수평문화에 점점 물들고 있다. 수평문화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수직문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않은 채 일시적인 만족과 쾌락을 좇는 수평문화에 길들게 되면 질 높은 삶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국제변호사로 활동한 앤드루 서터는 그의 책 `세계에서 통하는 사람을 만들어라`에서 유대인들이 결코 머리가 좋아서 세계적인 인물을 많이 길러낸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서터는 유대인 부모들이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실천을 잘 하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성공했고 세계적인 인물을 많이 길러낼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첫째, 책장에 책을 가득 채우라. 둘째, 조건 없이 지켜보라. 셋째,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고 감동을 주라. 넷째, 아이를 뛰어나게 만드는 말을 하라. 다섯째, 믿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라. 여섯째, 부모가 `보스`라는 것을 잊지 말라. 일곱째, 때가 되면 독립시켜라.

이렇게 가정에서 정성을 기울여 시킨 수직문화 교육이 흐트러질까봐 이웃집끼리도 서로 상대편의 가정교육을 존중하고 수평문화를 경계한다는 유대인의 정신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Create yourself!

<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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