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작황부진 여파

올해 들어 8월까지 식료품가격의 평균 상승률이 10%에 육박해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체 소비자물가의 작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평균 3.0%로 작년 같은 기간의 4.7%에 비해 1.7%포인트 낮다.

그러나 식료품의 소비자가격 상승률은 평균 9.5%로, 작년 같은 기간의 3.9%보다 2배 이상에 이르렀다. 이 상승률은 1~8월 기준으로 1998년의 9.7% 이후 가장 높다. 지난 1998년에는 환란 직후 원·달러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해 물가가 상당히 불안했었다.

1~8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3년 3.4% △2004년 9.4% △2005년 4.0% △2006년 0.0% △2007년 1.9% 등이었다.

출하 또는 출고가격인 생산자물가의 상승률은 올해 1~7월에 평균 11.9%로 작년 동기의 3.4%에 비해 3.5배에 이르렀다. 이 오름폭은 2004년 같은 기간의 12.0% 이후 가장 높다.

생산자물가는 1~7월 기준으로 2005년 -0.5%, 2006년 -2.0%, 2007년 2.2% 등으로 비교적 안정됐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자재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올봄 가뭄에 따른 작황부진 등으로 식료품 가격이 대체로 올랐다”면서 “앞으로 태풍 등 기상여건 등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별 소비자물가 상승률(1~8월 평균)을 보면, 닭고기가 28.2%에 이르러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8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소시지(20.4%), 어묵(19.5%), 우유(31.7%), 양념장(16.7%), 케첩(24.4%) 등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밖에 명태(33.9%), 굴(28.1%), 참기름(20.2%), 바나나(31.3%), 아이스크림(21.0%), 생선통조림(20.4%)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사과(-2.4%), 배(-3.1%), 복숭아(-4.2%), 포도(-7.6%) 등 과일류의 가격은 작년보다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