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제약회사에 다니던 도시 생활자가 경주지역 산골로 귀농, 허브 재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기범·오은석 부부.

이 부부가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토함산 인근에 둥지를 튼 것은 6년 전인 2003년.

이들이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서울에 살면서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대체의학의 한 분야인 향기치료 요법을 접한 뒤 양약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도 향기 요법을 통해서 고칠 수 있다는 전세일 교수의 강의에 푹 빠지면서다.

남편 김기범씨는 “막상 귀농을 하려고 보니 어디가 좋을지 몰라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전국을 누비던 끝에 그래도 국제 관광 도시인 경주가 적지라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허브를 재배하려니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 허브 모종을 죽이는 등 수 차례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이후 `경주시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와 자문을 받은 후 결국에는 허브 재배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아버지의 의지를 물려 받은 아들도 서울에서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지방대학의 원예학과에 진학, 경주 허브랜드의 든든한 일꾼 노릇을 자처하고 나섰다.

올해 1만㎡의 허허벌판 산기슭을 허브동산으로 일궈 70여종의 허브를 심고, 시원스레 분수가 올라오는 허브연지, 대형 물레방아와 폭포까지 설치하는 등 김씨의 농장에는 전원 냄새가 물씬 풍긴다.

특히 6천600여㎡에 조성된 허브가든에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유칼립투스 등 70여 종의 다양한 허브가 사계절 내내 상큼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소비자, 초등생과 유치원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김씨는 “처음 허브농장을 시작할 때는 아무 쓸모도 없는 외국풀을 재배한다고 주위의 빈정거림과 눈총이 따갑기도 했지만 이제는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고 말했다.

/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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