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에 환호와 박수… 높아진 관심 실감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이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몰이 덕에 높아진 관심을 실감했다.

2009 평창 스키점프 대륙컵 대회가 열린 평창 알펜시아경기장에는 3천400여명의 관중이 몰려왔다.

연습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인 1시경부터 경기장 곳곳을 채우기 시작한 관중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큰 환호를 보내며 기운을 북돋워줬다.

영화 `국가대표`를 본 뒤 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부녀회 사람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신혜(41·여)씨는 “실제로 와서 보니 영화와는 또 다른 긴장이 느껴진다. 착지하면서 넘어져 다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다”며 응원용 막대풍선을 흔들었다. 또 이날 경기에는 선수들과 몇 달 동안 동고동락하며 친분을 쌓았던 영화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과 하정우, 김동욱, 최재환 등 배우들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기대하지 못한 열띤 응원에 선수들은 한편으로는 고무되면서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대회에서 5위에 오른 최흥철(28·하이원)은 “이렇게 관심이 크리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 주셔서 고마우면서도 많이 긴장됐다”며 “5일 경기에서는 관심에 부응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차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91m를 날아오른 뒤 아쉬운 듯 머리를 감싸쥐었던 강칠구(25)도 “국내에서 열리는 첫 대회인데 관중들이 많아 힘을 얻었다. 그런데 그만큼 긴장도 한 것 같다. 영화 덕에 관심이 커져서 우리 선수들도 그만큼 성적을 내야 한다고 다짐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흥수 코치 역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도 이 정도 관심을 받지는 못했는데 영화의 힘이 크긴 큰 것 같다”며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그래도 2위라는 성적을 낼 수 있어 안도했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또 “그동안 선수들이 소속 실업팀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운동에만 전념하지 못하고 외적으로 신경쓸 일이 많았다. 요즘에는 응원도 많아지고 도움의 손길도 생겨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코치와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스키점프를 많이 사랑해달라. 걸맞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