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맞아 일선 학교에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진행 중인 예방대책이 허술하기 짝이 없어 학생 및 학부모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교육청은 개학 이후 지금까지 체온기기와 손 소독제 등을 턱없이 부족하게 지원하는데 그쳐 빈축을 샀으며, 최근 보강해 제시한 예방대책도 허점이 수두룩하다.

당초 경북도교육청은 신종플루의 확산과 개학 시기가 겹친 이후 질병관리본부 등의 지원을 받아 각 학교에 체온계와 손세정제를 구비했지만 소량에 그쳐 감염을 예방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지적에 따라 도교육청은 지난 2일 각 지역 교육청에 신종 플루와 관련한 보강대책으로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등은 3학급당 발열측정기(고막체온계) 1대씩을 6만원 내에 구입하라고 하달했다.

또 손소독제의 경우 학급당 1만2천원의 예산으로 구입하라는 방침을 내렸으며, 이에 대한 예산이 당장 없는 만큼 모든 구입비를 각 학교가 자체 예산으로 우선 부담하면 나중에 해당 예산을 보전해준다고 했다.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아예 “20만원 내에서 필요한 의료물품을 구입하라”고 방침을 제시했다.

문제는 손소독제 1만2천원으로 어떤 제품을 얼마만큼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으며, 1회 구입으로 얼마의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소위 `매뉴얼`도 전혀 없어 일선 학교로서는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점.

손 소독만 보더라도 손에 바른 뒤 물로 세척해야하는 `세정제` 종류부터 알코올이 함유돼 바르기만 하고 세정할 필요는 없는 `소독제`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제품 브랜드 및 가격도 천차만별.

더욱이 `소독제`의 경우 1만2천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는 현실이며 이마저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의료계는 밝혔다.

이 같은 교육청의 방침이 알려지자 안동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정해진 예산으로 어떤 제품을 어디서 얼마나 구입해 어느 기간 동안 써야하는지 알 수 없다. 막말로 각 학교가 알아서 대처하라는 식”이라고 털어놨다.

학부모 K씨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확산 공포가 커지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은 주먹구구식 예방대책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학생 및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집중하도록 하려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예방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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