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는 광고 효과 보다는 영화를 보고 입소문을 통해 흥행의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만큼 작품성이나 감독의 연출과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이야기다.

국가대표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세계무대에서 우뚝 설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인간승리를 감동으로 엮어낸다.

영화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정서를 대중이 원하는 웃음과 재미, 그리고 감동이라는 양념을 적절히 배합하여 새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줄거리

“이 쓰레기 같은 친구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불순한 목적으로 대한민국 스키 국가대표가 된 녀석들, 누가 봐도 웃음부터 나온다. 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1996년 전라북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다.

이에 전(前)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방종삼(성동일 분)이 국가대표 코치로 임명되고, 그의 온갖 감언이설에 정예 멤버들이 모인다.

전(前)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였다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 분), 여자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틸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분), 밤낮으로 숯불만 피우며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아온 고깃집 아들 재복(최재환 분),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짐이 버거운 말 없는 소년 가장 칠구(김지석 분), 그런 형을 끔찍이 사랑하는 동생 봉구(이재응 분)까지! 방 코치는 마치 신이라도 된 것처럼 그들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집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다.

이들의 훈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찾아볼 수 없다. 점프 복이 없으면,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헬멧이 없으면, 안전모를 쓴다. 점프대가 없으면 만들어서 탄다.

그들은 하나같이 과거에 스키를 한번 타 봤다는 이유 하나로 모였다. 경험이 없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은 험난 하기만 하다. 변변한 연습장도 없다.

점프대 공사장을 전전해야 했고 제대로 된 보호 장구나 점프복도 없이 오토바이 헬멧, 공사장 안전모 등만을 쓰고 맨몸으로 훈련에 임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점점 선수다운 모습을 갖춰 가고, 스키 하나에 의지해 하늘을 날아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드디어 월드컵에 참여한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외국선수들의 비웃음과 무시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나가노 동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게 되어 올림픽 진출의 꿈에 부푼다.

그러나 한국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끝내 탈락하게 되고,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해체 위기에 처한다. 군 면제를 위해, 엄마를 찾기 위해, 이제 이러한 개인적인 명분들을 뛰어넘어 스키점프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도전 정신만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고대하는데 과연 그들은 거침없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인간의 한계 도전

국가대표는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인간한계에 도전한다.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지만 스키점프는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인간의 오래된 욕망을 구현해내는 매력적인 종목이다. 분명 새처럼 하늘을 나는 그 짜릿함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대표는 스키의 불모지라는 현실 앞에서 세계를 향해서 스크린을 향해 날아가는 또 하나의 모험이고 기적이었다. 따라서 국가대표는 인간의 승리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그러나 그들은 스키 하나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키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다른 사람들이 느껴보지 못하는 그 짜릿함을 느낀다.

휴머니즘의 영화

김용화 감독은 휴머니스트다. 감독은 세 편의 영화를 통해서 인간의 위대성을 감동 있게 다루었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외모 콤플렉스와 행복의 가치를 따뜻하게 담아내며 대중과 소통했다. 그리고 `오! 브라더스`에서는 형제애와 가족애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보여주었다.

감독은 지금까지 두 편을 통해 절박한 순간을 살고 있는 인간들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박한 구원을 다뤄 왔다면 영화국가대표에서 휴먼 드라마의 완성자로서 인간의 승리를 보여 주고 있다.

`국가대표`는 그의 전작들과 공통적으로 고통과 상처가 있는 인간들의 드라마이면서도 각자의 장애를 딛고 꿈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화다.

온갖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날아가는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 그들은 희망을 위해 몸을 던진다. 국가대표는 감동적이고 인상 깊은 영화다. 오랜만에 진정한 웃음과 눈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다.

특히 감독의 탄탄한 연출이 돋보이고 배우들의 순수함과 열정적인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 국가대표는 소재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안 보면 후회 할 뻔한 영화였다. 오랜만에 흙탕물 속에 진주를 찾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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