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지체장애노인의 보호자 행세를 하면서 상습적으로 수천여만원을 빼앗아온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포항북부경찰서는 25일 수년 동안 지체장애인을 협박해 기초생활자금 등을 빼앗은 혐의(상습공갈)로 이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998년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1년 동안 윤모(71·지체장애 3급)씨를 쫓아다니면서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빼앗는 등 현재까지 총 244회에 걸쳐 4천400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윤씨가 지난 1998년 10월18일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정부보조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부터 최근까지 범행을 계속 저질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윤씨가 영주와 문경, 경주, 포항 등으로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쫓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윤씨의 보호자처럼 행세를 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관계자는 “이씨는 윤씨의 기초생활수급비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약초와 채소행상을 시켜 그 수익금도 빼앗아 왔다”며 “그동안 윤씨의 생활은 현대판 노예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현재 윤씨는 복지시설에서 요양중이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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