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재능을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김연아가 연습하는 과정을 딱 사흘만 지켜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재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며 마침내 2009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우승으로 이끈 전담 코치 브라이언 오서(48)가 자신의 피겨 인생과 김연아를 지도하면서 겪은 땀과 눈물의 도전기를 글로 풀어낸 자서전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브라이언 오서 지음·권도희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2천원)를 출간했다.

오서 코치는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에서 동계올림픽 2회 연속 피겨 남자싱글 은메달을 목에 걸고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 싱글 우승에 빛나는 캐나다 `피겨 전설`이다.

주니어 시절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성공해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오서 코치는 현역 시절 브라이언 보이타노(미국)와 `시대의 라이벌` 관계를 이루며 전 세계 피겨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주인공이다.

오서 코치는 이번 자서전에서 지난 2006년 5월 캐나다 토론토로 안무를 받으려고 찾아왔던 `수줍은 소녀` 김연아와 첫 만남부터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사상 첫 200점대(207.71점)를 돌파하며 금메달을 차지하기까지 함께했던 3년간의 세월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그는 “연아는 내가 가르쳐본 제자 중 가장 뛰어날 뿐 아니라 무엇이든 스펀지처럼 흡수해버리는 놀라운 능력을 갖춘 제자”라며 “처음 만났을 때 연아는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존재임을 깨달았다”라고 칭찬했다.

오서 코치는 또 “연아의 유일한 결점은 가끔 지나치게 연습을 하는 완벽주의자라는 것”이라며 “몸에 밴 습관을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만 그것 때문에 불필요하게 긴장할 때도 있다. 때로 압박감이 너무 심해 울기도 하는데 그땐 마음껏 울게 해준다”라고 연아의 숨은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특히 “1989년 프로로 전향하고 나서 `죽음의 무도`를 가지고 그해 세계프로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그로부터 20년 뒤 나의 제자인 연아가 같은 곡으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라며 “그 당시 아무도 브라이언 오서가 20년 뒤에 동양의 천재 스케이터 소녀에게 이 곡을 가르칠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남다른 인연을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