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이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불모지`라는 딱지를 확실히 떼려면 `틈새 종목`에서 세계와 격차를 줄여야 한다.

단거리는 미국과 자메이카, 중장거리는 아프리카, 투척과 도약 등 필드 종목은 유럽의 강세로 나뉜 가운데 한국이 세계 톱10 진입을 노려볼 만한 종목은 사실 손에 꼽을 정도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기대를 건 종목은 남자 20㎞ 경보와 남자 세단뛰기, 여자 멀리뛰기 정도.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예상 밖으로 성적이 안 좋았던 데다 2011년 대구 세계대회가 2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에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많다.

지금 세계 수준에 근접한 선수들이 기록을 더 끌어올려 10위권 이내에 진입해야 2년 후 홈에서 좋은 성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 20㎞ 경보에서 출전하는 쌍두마차 김현섭과 박칠성(이상 삼성전자)은 10위권에 근접한 선수다.

김현섭은 1시간19분41초로 한국 기록을 보유 중이고 박칠성은 개인 최고기록인 1시간20분17초에 불과 28초 늦은 1시간20분45초를 지난 3월 작성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칠성은 2년 전 오사카 세계대회에서 개인 기록에 한참 못 미친 1시간26분08초로 15위, 김현섭은 1시간26분51초로 20위에 그쳤다. 작년 올림픽에서도 최고기록보다 2~5분 늦은 저조한 기록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2년 사이 큰 대회를 경험했고 기록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무더위와 싸움에서 얼마나 자신감 넘친 레이스를 펼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멀리뛰기(8m20)와 세단뛰기(17m10)에서 한국기록을 보유 중인 김덕현(광주광역시청)도 기대주다.

오사카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이진택(높이뛰기)에 이어 8년 만에 결선에 올랐던 김덕현은 지난 6월 전국육상선수권대회와 7월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각각 세단뛰기와 멀리뛰기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페이스가 좋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하체를 강화, 도약력을 높인 김덕현은 8명이 결선을 치르는 `슈퍼 파이널` 진출에 목표를 걸었다.

도움닫기 주법을 바꿔 한국기록을 6m76까지 늘린 정순옥(안동시청)도 여자 멀리뛰기에서 결선 진출을 점쳐볼 후보다.

오사카 대회에서 6m45를 넘어 11위에 오른 정순옥은 현상 유지 또는 10㎝만 더 늘린다면 결선행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