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키우기를 좋아하는 물고기 가운데 `코이`라는 잉어가 있다. 코이는 작은 수족관에 넣어두면 3인치 정도 밖에 자라지 않지만, 조금 더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6~10인치까지 자란다. 더욱 놀라운 점은 강물에 놓아두면 36~48인치까지도 자란다는 사실이다. 이 물고기 이야기를 우리의 창의성 교육에 비추어 보면 생각할 점이 많다.

어떤 면에서 우리가 키우는 자녀들은 코이와 같은 존재이다. 코이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환경인데, 수족관이 아닌 강물에서와 같이 코이가 마음껏 자랄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자녀들을 부모의 품 안에서만 욕심으로 키우면 어항 속에서 자란 잉어처럼 좁은 안목을 가진 이기적인 인간이 된다. 반면 사랑으로 키우되 자기만이 아니라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면 연못에서 자란 잉어처럼 더 넓은 안목을 지닌 사람이 된다.

자녀들에게 강물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도전할 거리가 많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되므로 창의적인 사람으로 자랄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부모들은 강물과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큰 물고기와 같은 인재로 키우기 보다는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욕심이 앞서서 어항 속 잉어에 만족하는 교육을 선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학습의 양은 많은데 질은 우수하지 못하다. 공교육 보다 사교육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본질적인 내용 보다는 입학시험에 나올만한 것을 가려서 배우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질적인 교육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겠다는 교육목표 달성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거창하게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한다고 한 교육목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학교 현장에서는 창의와는 거리가 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창의적인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글로벌 기업에 제도권에서 교육을 받은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다시 1-2년을 재교육시켜야 회사일을 제대로 맡길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우리의 교육은 온실 안에서 화초를 키우듯 하여 온실 밖의 서바이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인구는 많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살 길은 오직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길 뿐인데 우리의 자녀들이 어항 속의 코이처럼 자라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은반 위의 요정`이라 불리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가 쓴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에는 부모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가가 잘 나타나 있다.

그녀의 노력에는 창의적인 자기만의 노우하우가 있었는데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녀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키워주었다. 김연아가 7세 무렵, 피겨스케이팅 비디오를 보고 동작을 따라 하자 소질이 있음을 파악하고 스케이트장으로 데려간 사람이 바로 어머니였다.

둘째, 자녀에 대해 모든 면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김연아 어머니는 `나의 전공은 오직 연아`라고 할 정도로 자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딸의 심리 상태와 강점,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한 번은 김 선수가 국내경기에서 성적이 저조하여 슬럼프에 빠졌다. 이때 국제대회에 데리고 나가서 새로운 목표를 갖도록 동기를 부여하였다. 이것은 김연아의 강한 승부 근성을 자극하려는 계획된 행동이었다.

셋째, 창의적인 교육방법을 알고 있었다.

김연아 선수에게는 칭찬을 할 때나 과제를 낼 때 창의적인 교수법이 적용되었다. 칭찬을 할 때 “내 딸 잘났다!”가 아니라 “네가 **하므로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잔소리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같은 내용의 말을 할 때는 표현을 다르게 하였다. 무엇을 시킬 때도 “이거 해!”가 아니라 “어느 것을 해 볼래?”라고 물어서 스스로 선택하게 하였다.

김연아의 어머니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극을 주어야 해요.”

재능만으로는 결코 최고가 되지 못한다. 어항이 아니라 강물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부모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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