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가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선리그에서 중동의 모랫바람을 뚫고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 오전 중국 톈진시 톈진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선리그 첫 경기에서 양희종(16점)과 강병현(14점), 양동근(11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쿠웨이트를 78-58로 완파했다. 이기기는 했지만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1쿼터 양희종과 양동근이 3점슛을 각각 3개나 성공하고 하승진(221㎝)이 골밑을 장악하면서 25-11로 크게 앞서가 손쉬운 승리를 낚는듯했다.

그러나 2쿼터 들어 분위기는 급변했다.

양희종과 양동근 대신 들어온 이규섭은 3점슛을 무려 4개나 시도했지만 모두 림 앞부분이나 백보드 옆을 맞고 튀어나갈 정도로 슈팅 감이 좋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도 몸놀림이 무거운 듯 발을 제대로 코트에서 떼지 못하면서 팀플레이보다는 개인플레이에 주력하면서 점수 차를 벌리지 못했다.

반면 쿠웨이트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한국의 실책을 이용해 착실히 점수를 쌓으면서 2쿼터 종료 때는 점수를 32-28, 4점 차로 좁혔다.

이러자 허재 감독은 3쿼터 양동근, 양희종에 이정석 등 움직임이 좋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양동근은 3쿼터 초반 잇따라 속공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이끌었고, 김주성은 골밑 근처에서 노련한 플레이로 정확도 높은 2점 슛을 연속 성공하면서 점수를 쌓아나갔다. 3쿼터를 56-43으로 앞서며 제 페이스를 찾은 한국은 4쿼터 시작하자마자 센터 오세근이 5반칙 퇴장당해 분위기가 가라앉는듯했지만, 강병현이 3점 슛 3개와 속공 2개를 연거푸 성공하는 등 4쿼터에만 13점을 올리는 등 대활약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한국은 11일에는 국내에서 실업 현대전자와 고려대를 이끌었던 정광석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대만과 결선리그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는 대만에 앞선다는 평가지만 7월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에서는 74-81로 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