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대한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뢰는 변함이 없었다.

9일(한국시간) 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맨유와 FA컵 챔피언 첼시 간 커뮤니티실드 대결이 펼쳐진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

2009-2010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1주일 앞둔 최고의 빅매치라는 점에서 퍼거슨 감독의 `베스트 11` 선택에 관심이 쏠렸다.

`특급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고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가 맨체스터 시티로 둥지를 옮긴 이후 주전팀 윤곽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아우디컵 결승, 발렌시아(스페인)와 친선경기에 잇따라 결장했던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특명에 따라 호날두의 단골 자리였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해 중앙까지 넘나드는 사실상 `프리롤` 임무를 수행했다. 왼쪽 날개를 맡은 나니는 박지성의 폭넓은 공간 활용 덕에 마음껏 측면을 돌파할 기회가 많아졌다. 지난 시즌 13경기(선발 7경기)에서 1골 2도움에 그쳤던 나니는 전반 10분 전진패스를 받은 뒤 수비수를 따돌리고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을 꿰뚫었다. 기분 좋은 선제골이었다. 박지성도 루니와 유기적인 플레이로 연결고리를 하면서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16분 루니가 크로스를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박지성은 문전으로 달려들려 왼발 발리슈팅을 날렸다. 첼시 골키퍼 페테르 체흐의 선방에 걸린 게 아쉬웠다. 박지성은 1분 후 오른쪽으로 깊게 침투한 베르바토프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27분에는 직접 왼발슛을 날리기도 했다. 박지성은 후반 22분 나니가 빠지고 발렌시아가 교체 투입되자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니보다 경쟁 우위를 확인한 셈이다. 박지성은 75분을 뛰고 나서 후반 30분 긱스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맨유는 두 골을 내준 뒤 루니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지만 끝내 1-4로 져 커뮤니티실드 3연패에 실패했지만 박지성의 활약은 퇴색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