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아래 태평양에 한 섬이 있다. 면적이 21.2㎢ 밖에 안 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공화국이다. 이 섬은 한 때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였는데 지금은 아주 가난한 나라가 됐다. 바로 나우루 공화국이다.

나우루는 미크로네시아계 원주민들이 물고기와 열대과일 등을 자급자족하며 평화롭게 살던 곳으로써 2차대전 때는 일본군에게 점령을 당하기도 했다. 이 섬에는 화학비료의 원료가 되는 질 좋은 인광석이 매장돼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영국 등지에서 인광석을 캐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나우루 사람들은 인광석 채굴장에서 아주 적은 일당을 받으며 노동자로 일했다. 1945년 전쟁에서 패한 일본이 이곳에서 철수하였고, 나우루는 1968년에 공화국을 수립했다. 그러자 나우루 사람들은 일용노동자로서 임금을 받던 위치에서 비싼 인광석의 주인이 됐다.

이 시점에서 창의적인 지도자가 필요했지만 안타깝게도 나우루에는 그런 인재가 없었다. 비싼 인광석을 팔아 돈을 펑펑 쓰느라 모두들 정신이 없었다. 18㎞뿐인 섬 일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와 같은 고급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 일상사가 되었다. 세금, 병원비, 학비 등을 모두 국가에서 부담하자 사람들은 채소 가꾸는 일은 하지 않고 놀고 먹는 일에 점점 길들여졌다.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문제는 십여 년 뒤에 나타났다. 아무 하는 일 없이 놀고먹던 주민들 중에 비만으로 인한 당뇨 환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의 돈줄이었던 인광석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나우루 정부는 그때서야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인광석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마구 파헤쳐진 자연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졌다. 주민들에게 남은 것은 무기력증과 알코올중독 뿐이었다.

여기 눈여겨 볼 또 한 나라가 있다. 하얀 눈이라고는 본 적이 없는 섭씨 45도가 넘는 사막에서 겨울 스포츠인 스키를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로 바꾼 나라, 바로 두바이이다.

면적 4천114㎢인 두바이는 서울시의 약 7배 정도 규모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 많다. 세계 최고급인 7성급 `버즈 알 아랍` 호텔, 우리나라 삼성건설이 시공한 800m짜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버즈 두바이`, 팜아일랜드 프로젝트의 하나로 계획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섬 `팜주메이라`, 세계 최초의 초호화 해저 호텔 `하이드로폴리스`가 이곳에 있다.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에 올라 있는 소니, 도시바, GE, 삼성, LG, 네슬레, 크라이슬러, 닛산, 필립스, 볼보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이 이곳에 입주해 있으며, 전 세계에서 영입한 2천 명의 두뇌 집단이 회의를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 두바이다.

이러한 두바이의 중심에는 `꿈에는 한계가 없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국가를 경영한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있다. 모하메드 국왕은 일반적인 지도자와는 다른 면이 있다. 그는 무한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고 그것을 현실로 바꾼 지도자이다. 창의력의 노른자라 할 수 있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두바이를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만든 모하메드 국왕에 대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지도자`라고 입을 모은다.

두바이의 국가 경쟁력은 창의적인 지도자 한 사람에게서 비롯되었다. 한 사람의 창의력이 60년대 사막 주변에서 어업과 진주 조개잡이로 살아가던 작은 항구 마을을 중동에서 가장 성공한 도시로 만든 것이다.

사실 두바이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밖에 없었던 이면에는 서바이벌 상황이 존재하고 있었다. 두바이는 다른 중동국가와는 달리 석유 의존도가 10%에도 못미치는 나라다. 2020년에는 원유가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생존차원에서 오일머니를 끌어들여 다른 사업을 키우는 전략을 생각했는데 그것이 적중한 것이다.

두바이와 나우루, 둘 다 자연이 준 값비싼 천연자원을 가진 공통점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 배경에는 창의력을 지닌 리더가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창의성 교육은 셰이크 모하메드와 같은 상상력이 풍부한 리더를 키우는 교육이다. Creat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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