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들의 톡톡 튀는 대사와 다양한 표정이 15초라는 짧은 시간을 이용해 웃음과 함께 강한 인상을 남기는 TV 광고들이 있다. 그 중 모 제약회사의 드링크제 광고는 볼 때마다 미소를 짓게 만든다.

바쁜 아침 출근시간, 호랑이 최 부장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닫힘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최 부장이 손을 탁 치며 열림 버튼을 눌러 누군가를 기다려준다.

저 멀리 배가 남산만 한 여직원이 뒤뚱거리며 걸어오고 있다. 최 부장은 함께 탄 직원들을 뒤로 조금씩 물러나게 해 임신한 그녀가 무사히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는 내용이다.

그래서인지 필자도 엘리베이터를 타면 광고 속 호랑이 최 부장이 떠올라 열림 버튼을 누른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혹시 누군가가 급히 달려오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처럼 좋은 광고나 글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생각뿐 아니라 행동의 변화까지 가져오게 만드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3초의 여유`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너도나도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사는 요즈음 `여유`라는 그 단어만으로도 편안한 쉼터가 될 것 같아 다시 편집해 좋은 글 폴더에 저장해 두었었다.

어느새 8월, 한낮의 기온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열기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앞에 머잖아 꺾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가을이 오고 또다시 한 해의 끄트머리에 서게 되면 바쁘다는 이유로 놓쳐버린 일들로 인해 아쉬움 속에 또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회사의 게시판에 올려져 좋은 생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3초의 여유`란 제목의 글을 찾아 다시 읽어 보았다.

이런 여유를 가지고 모두 실천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그 중 한두 개만 기억해 실천해도 삶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그 귀한 글을 그대로 옮겨본다.

하나.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닫기를 누르기 전 3초만 기다리자. 정말 누군가 급하게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둘. 내 차 앞으로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3초만 서서 기다리자. 그 사람 아내가 정말 아플지도 모른다.

셋. 친구와 헤어질 때 그의 뒷모습을 3초만 보고 있어주자. 혹시 그가 가다가 뒤돌아보았을 때 웃어 줄 수 있도록.

넷.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때 3초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내가 화낼 일이 보잘 것 없지는 않은가.

다섯.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다가 한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3초만 손을 흔들어 주자. 그 아이가 크면 분명 내 아이에게도 그리할 것이다.

여섯.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 울상을 하고 있을 때 3초만 말없이 웃어주자. 잘못을 뉘우치며 내 품으로 달려올지도 모른다.

일곱. 아내가 화가 나서 소나기처럼 퍼부어도 3초만 미소 짓고 들어주자. 저녁상엔 넉넉한 웃음과 색다른 반찬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일곱 가지 모두를 실천하며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여유로운 삶을 나누어주고 있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축복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 난 어떠한가?

순식간에 지나가는 3초만 여유를 가져도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은 분명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 3초의 여유를 갖다 보면 어느새 3분, 30분, 3시간, 3일, 3년, 그리고 평생의 여유로 이어져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시간으로 쌓이게 될 것이다.

3초의 여유! 바쁜 현대사회에서 그 짧은 순간부터 우리 삶의 여유를 회복하는 일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바쁠수록 여유를 가져보자. 3초 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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