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보험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가족명의로 보험을 든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허위입원하는 등 최근 경기침체와 취업난 등의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무직자들의 보험사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경찰청이 올 상반기 보험사기 건수를 분석한 결과, 범죄 건수는 모두 70건으로 506명이 입건돼 29명이 구속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적발된 20건의 보험범죄에서 239명 검거, 3명 구속과 비교하면 검거건수는 250%, 검거인원은 111% 증가했다.

보험범죄 유형으로는 자동차보험사기 등 손해보험 관련이 98%(495명)로 가장 많았고,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 관련 범죄가 2%(9명)다.

교통사고 보험사기단의 수법은 다양하면서도 교묘하다.

이들은 ▲일방통행로 역주행하는 차 들이받기 ▲진행중 급정거로 인한 고의사고 ▲공범 차량끼리 충돌사고 ▲신호위반 차량 상대 고의 충돌하기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과 합의금을 가로채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23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뜯은 김모(48) 씨와 아내, 전처 등 일당 3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김 씨의 전처인 윤모(46) 씨를 공갈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4시30분께 포항시 오천읍 횡단보도에서 일부러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갈취하는 등 6차례에 걸쳐 2천여만원을 뜯은 혐의다.

앞서 지난 4일 포항에 살던 이모(34)씨는 선·후배들과 짜고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거나 고급 외제승용차를 바다에 빠뜨린 뒤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6천200만원을 받아 챙겨 철창신세를 졌다.

또 대구에서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벌금형을 선고받고 미리 가입해 둔 4개 보험사에서 15차례에 걸쳐 방어비용 명목으로 1억8천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일당 19명이 지난 15일 적발돼 이 가운데 3명이 구속됐다.

이처럼 보험사기가 늘어나자 대구·경북지방경찰청은 23일 금융감독원, 손해.생명보험협회, 보험사 조사팀(SIU)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범죄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협의회를 열어 조직적 보험범죄에 대한 첩보수집과 함께 기획수사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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