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노장의 투혼… `아름다운 2인자`로 대회 마감

1977년 백주의 결투가 32년만에 재연됐지만 이번에는 톰 왓슨(미국)이 주인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 링크스 에일사 코스를 찾은 수많은 갤러리들은 60세의 노장 왓슨에게 우승자에게 보내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다.

20일(한국시간) 끝난 제138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에서 왓슨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들뻘 되는 스튜어트 싱크(미국)에게 클라레 저그를 넘겨 줬지만 그가 보여준 투혼은 골프 역사에 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역대 우승자에게 주는 초청장을 받고 올해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했던 왓슨은 “마스터스에는 들러리가 될까봐 더 이상 출전하고 싶지 않다. 완벽한 샷을 날릴 준비가 된 대회만 출전하기로 했고 이번이 그 대회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왓슨이 이번 대회에서 정규 72홀에 이어 연장전 4개홀까지 보여준 샷은 젊은 선수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연장 첫번째 홀인 5번홀(파4)에서 1타를 잃고 6번홀(파3)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17번홀(파5)에서 드라이버샷을 깊은 러프에 빠뜨렸던 왓슨은 “그 때 다리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타까워하는 취재진과 갤러리들에게 왓슨은 “이것이 장례식은 아니잖아요?”라며 반문하며 나흘동안 격전을 벌였던 에일사 코스를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