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집에만 들어오면 짜증을 잘 낸다. 철수 엄마는 그런 아들이 못마땅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러려니 하는 생각에 안쓰러움을 느낀다.

중간고사를 앞둔 어느 날, 철수 엄마는 이웃집 영희 엄마를 만나고 돌아왔다. 영희가 밤잠을 설쳐가며 시험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철수 엄마는 한창 게임에 빠져 있는 철수에게 한 소리를 했다.

“너, 공부 안 하고 뭐 하니? 영희는 잠도 안자고 시험 준비를 한다고 하던데….”

엄마는 철수가 당장 게임을 끝내고 공부를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말인데 아들은 들은 척도 않고 게임에 더 열중했다. 충고로 한 말이 아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려서 반항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녀와의 의사소통에서 부모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의사소통의 문제를 간과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창의성의 구성 요인에 해당되는 동기부여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 소통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질 것이다.

아마빌이나 토랜스에 의하면 창의성은 경험, 지식, 동기, 기능의 교집합 부분에서 나타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은 경험과 지식 부분은 어느 정도 잘 되고 있지만 동기와 기능 부분이 취약한 편이다. 동기 부분이 취약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소통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학부모들은 어느 나라 부모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교육열이 높다. 하지만 자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소통의 문제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애정을 담아서 자녀에게 한 말이 잔소리처럼 전달되어서 오히려 반항심을 안겨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소통의 구조 속에서는 잠재능력이나 창의력이 극대화될 수 없다.

학부모 상담을 해 보면 자녀와 의사소통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이런 부모들은 `I-message` 소통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You-message`는 `너`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말이고 `I-message`는 `나`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You-message`가 `명령형`의 메시지라면, `I-message`는 `부탁형`의 메시지이다.

앞의 언급한 철수의 예에서 엄마가 한 말은 `You-message`이다.

“너, 공부 안 하고 뭐하니?”

이 말 속에는 `너 지금 공부 안하는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으니 당장 고쳐라.`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이러한 `You-message` 속에는 명령, 비난, 평가, 질책, 해석 등의 뉘앙스가 들어 있으므로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게 된다.

반면 `I-message`는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으로써 듣는 이에게 이해와 공감이 일어나게 하여 실제적으로 행동 수정의 효과가 있다.

철수 엄마의 경우, `I-message`로 의사 표현을 한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시험을 앞두고 네가 게임을 하니 엄마는 성적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 많이 되는구나.”

이렇게 하면 철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꾸중을 듣지 않아서 기분이 상하지 않으면서 엄마의 마음을 읽게 되어 스스로 할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게임을 그만 두고 책을 들게 되면 엄마의 잔소리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한다고 생각하므로 행동수정이 쉽게 이루어진다.

`I-message`를 보다 정확하게 활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하면 된다.

1단계:상대방의 행동을 먼저 이야기 한다.(행동)/ 시험을 앞두고 네가 게임을 하니까

2단계:그 행동이 미칠 영향을 이야기 한다.(영향)/ 성적이 떨어질 것 같아서

3단계:그로 인한 나의 감정을 이야기 한다.(감정)/ 엄마는 걱정이 많이 된다.

가정에서부터 충분한 소통의 문화 속에서 아이들이 자란다면 학교에서 소통의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스라엘의 경우,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므로 세대간의 격차가 거의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학교와 사회로 이어져서 곳곳에서 토론문화가 꽃피고 있다. 이스라엘이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바탕에는 이러한 소통의 문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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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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