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몸과 마음이 지치면 습관처럼 찾아가는 곳이 있다. 바로 학교 도서관이다.

가지런히 정돈된 여러 종류의 책들 앞에 서면 한 권의 책이 주는 감동을 품은 채 밤을 지새우기도 했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사는 게 팍팍했던 그 시절,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마음껏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름방학이면 학교에서 실시하던 독서교실에 무조건 참가를 했다. 친구들과 소곤거리며 책을 읽었던 시간들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비록 낡고 초라한 도서관이었지만 그곳에서 읽고 또 읽었던 책들은 망망대해의 등대처럼 인생항로를 밝히는 빛이 되어 주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국가경쟁력이 지식, 정보, 문화 등 무형의 지적 자산을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생각하는 국민을 만들기 위해 사회체제와 교육체제를 새롭게 정비해 독서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영국은 `Book Start 운동`을 통하여 영아들에게 책 읽기 교육을 실시하여 `생각하는 영국인`이라는 이상을 성취해 가고 있고, 미국은 `TV 1시간 끄기 운동`으로 책 읽기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풀뿌리 독서운동`으로 가정을 작은 도서관으로 만들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School Remodeling`을 통하여 학교를 도서관화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에 발맞추어 학교 도서관을 정비하여 책 읽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경상북도교육청에서도 도서관 현대화 사업을 실시하여 학생들이 즐겨 찾고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 책을 통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경상북도 내 각 학교 도서관은 100% 전자도서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학교 운영비의 5%를 도서구입비로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독서친구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학생 스스로 책을 선택하여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탑재한 독후감 중 우수독후감을 선정·시상하고 있는데 그곳에 가면 초등학생들의 뜨거운 독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의 만남을 뜻한다. 아이들은 책과의 만남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며 슬픔과 기쁨을 느끼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뛰어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의 뛰어난 과학자를 비롯한 최고경영자들 모두가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즐겨했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 부자들의 공통된 습관이 바로 독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려면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도 중요하지만, 어른들이 먼저 책 읽기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때에 하루 52분이던 독서시간이 중학생이 되면 38분, 고등학생이 되면 34분, 그리고 성인이 되면 29분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휴대전화 요금이 1인당 32천500원인데 성인들의 연간 도서구입비는 9천600원에 불과하다.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방학을 이용해 자녀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올여름엔 책 쇼핑에 휴가비를 모두 지출하고 온 가족이 함께 독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안되면 가까운 곳에 있는 도서관 나들이라도.

보통 사람의 다섯 배를 읽는다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혜를 빌려달라는 한 시민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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