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한창이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뜨거운 태양과 시원한 파도를 배경으로 7월의 밤을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으로 수놓는다.

17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포항시립교향악단 제97회 정기연주회- 아라비안 나이트`.

유종 상임지휘자 취임이후 주제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기대되는 무대다.

특히 `아라비안 나이트`란 타이틀을 단 이번 공연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중진 연주자인 피아니스트 김영호 연세대 교수가 협연자로 나서 더욱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헬렌 하트 피아노 콩쿠르 등 유수 콩쿠르를 휩쓴 김 교수는 줄리어드 음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맨해튼 음대 박사학위를 받고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관령 국제 음악제 등의 초빙연주로 솔로이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활발한 실내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명 연주자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첼리스트 조영창·양성원 등과 함께 `2008 베이징 올림픽 기념연주회`를 베이징 국립대극원에서 가진 바 있고 뉴욕 맨하탄 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또한 1999년 서울 챔버뮤직 소사이어티를 창단했고, 서울 스프링 페스티벌 조직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세계적인 휴양지인 스페인 테네리페 섬에서 매년 겨울 아로나 뮤직페스티발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여러 대학 이외의 미국의 뉴욕 대학, 에모리 대학, 스페인 국제 피아노 페스티발,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마스터클래스를 가지는 등 왕성한 음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피아노의 음유시인`이라고 불리는 그의 아카데믹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음악이 7월의 밤을 수놓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생상스의 `이집트 협주곡`이라고 불리워질 만큼 이국적인 정서가 풍기는 `피아노 협주곡 제5번 이집트`를 들려준다.

이 곡은 생상스가 자신의 피아니스트 데뷔 50주년을 자축하는 뜻에서 작곡한 작품으로 명성과 명예를 모두 얻은 만년의 생상스가 이집트 여행에서의 인상을 그린 작품. 특히 2악장은 마치 이집트 밤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만큼의 아름다운 선율을 구사, 이 곡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 선명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포항시향은 이외에도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를 기초로 해 작곡한 림스키-코르샤코프의 `쉐헤라자드`를 비롯해 케텔비(Ketelbey)의 `페르시장에서`,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바카날` 등 아라비안 나이트를 연상시키는 곡들을 들려준다.

`쉐헤라자드`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화려한 관현악을 만끽할 수 있는 명곡. 림스키-코르사코프가 45세인 원숙기에 달했을 때 작곡된 교향 모음곡으로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쉐하라자드는 술탄의 왕비 이름. 술탄의 샤리아르 왕이 첫날밤을 지내고 왕비 쉐헤라자드를 죽이려고 계획하자 이를 무산시키기고 목숨을 건지기 위해 왕에게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살해를 무산시키는 왕비의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가 4악장에 걸쳐 이국적이고 화려한 관현악 선율로 표현된다.

케텔비(Ketelbey)의 `페르시아 시장에서`는 이국적 정취를 물씬 풍기는 무대장치에 이상적으로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배경음악으로 중국을 포함한 동양의 세계, 페르시아나 이집트 풍취 혹은 절과 수도원 그리고 시장의 인상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중 `바카날`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를 줄거리로 해 완성한 3막 오페라. 제3막 제2장 다곤신전에서 필리스티아인의 잔치 장면에 나오는 발레음악 `바카날`은 그 아라베스크한 이국적 선율의 절정을 이룬다. 문의 270-548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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