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여름, 불쾌지수도 높아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 더위를 식히려고 목욕을 자주하지만 개운함은 잠시일 뿐, 피부는 거칠어지고 피로는 더해 간다. 왜 그럴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계절의 특성에 맞는 목욕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 태양에 노출돼 탄력을 잃기 쉬운 피부를 보호하고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약재 목욕법의 효과와 방법을 소개한다.

※ 여름철 목욕의 효과는?

실내외의 온도차, 높은 습도로 인해 불쾌지수도 높아 스트레스와 피로가 심한 여름철에는 목욕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목욕을 하면 긴장된 몸과 마음이 풀어지는 것은 물론 피부의 분비 기능을 조절해 살결을 곱고 싱싱하게 만들어준다. 또 목욕할 때는 1km를 달리는 것과 비슷한 에너지를 소모해 목욕을 요령 있게 하면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38~39℃의 미지근한 물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정신을 안정시켜 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 때 좋고, 42℃의 뜨거운 물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근육 속에 쌓여있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내보내 피로회복에 그만이다.

※ 피로회복에 `딱 좋은` 한약재를 이용한 목욕법 6

◆쑥

쑥은 각종 부인성 질환에 효과가 있어 오래 전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사용돼왔다. 냉증을 없애고 특히 심한 생리통을 개선할 수 있다. 평소에 걸핏하면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와 냉방으로 인해 추위에 시달렸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저리거나 통증이 있을 때도 좋다.

약쑥에는 항균 소염작용이 있어 여드름과 습진, 피부 트러블, 알레르기를 치유해 주는 효과도 있다.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되어 여름철에 여성들에게 증가하는 가려움증, 냉증, 생리불순 등의 치료와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쑥은 잘 말린 약쑥을 이용한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 뒤 다시 물을 붓고 달인다. 달인 물을 목욕물에 섞어 사용하거나 번거로우면 마른 쑥을 자루에 넣어 탕속에 넣어서 사용해도 좋다. 아주 뜨거운 물에 쑥물을 우려내어 김을 쐬어주는 방법도 있다.

◆솔잎

솔잎은 인체의 각종 노폐물을 배출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기혈의 흐름을 좋게 해 소화흡수가 잘되고 스트레스 해소와 피로회복에도 그만이다. 그외 피부가려움, 잡티 제거는 물론 솔잎의 향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정서적으로 안정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어린 솔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항아리에 솔잎 반 청주 반을 넣고 한달 정도 익힌다. 목욕탕에 물을 3분의 2정도 채우고 솔잎 술을 약 1ℓ부은 후 30분 정도 몸을 담근다. 솔잎을 목욕재로 사용할 때 송진액이 섞이면 끈적거리므로 잎 부분만 망에 넣어 우려내는 것이 좋다.

◆녹차

유난히 땀이 많고 암내 때문에 고민이라면 녹차 목욕이 도움이 된다. 녹차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피부에 스며들면서 냄새를 없애고 탄력을 돋워주기 때문. 살균효과도 있어 피부 트러블이 생겼을 때 녹차 목욕을 하면 염증도 가라앉고 피부막도 보호된다.

녹차잎을 망에 넣고 우려내거나 먹고 남은 티백을 5~6개 모아 욕조에 넣고 5분 정도 지난 후에 목욕한다.

◆귤껍질

귤껍질의 산뜻한 방향 성분은 피부에 자극을 줘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준다. 따라서 피부 표면의 스트레스가 풀리고 내장의 작용이 활발해진다.

귤껍질에서 함유된 `리모넨`이란 정유 성분은 피부를 아름답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이 성분은 피부 표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엷은 막을 만들어 윤기와 보습 시간을 오래 유지시켜 준다. 또 근육이 굳어서 생기는 뻐근한 통증이나 동상, 습진, 가려움증,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귤껍질 목욕을 하려면 먼저 귤을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다음 가위나 칼로 가늘게 썬다. 이를 통풍이 잘되는 음지에서 말려 가제 주머니 속에 두 주먹 정도의 양을 넣고 입구를 묶는다. 그리고 욕조에 물을 받은 다음 가제 주머니를 띄운다. 정유 성분은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욕조에 들어갈 때 잘 저어주고 욕탕 안에서도 가끔씩 저어준다.

◆삼백초

삼백초는 살균 작용과 조직 재생 작용이 뛰어나 여드름 피부, 잔주름 등의 피부 트러블에 효과가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 생기기 쉬운 땀띠, 습진, 두드러기 등의 치료에 특히 좋다. 보습효과가 있어 거친 피부를 윤기 있게 한다.

얇은 세수용 수건을 꿰매어 그속에 깨끗이 씻은 삼백초 생잎을 굵게 썰어 듬뿍 넣고 주머니 입구를 꼭 묶은 다음 목욕물에 띄워 목욕한다. 이때 삼백초 주머니를 몇 번씩 손으로 주물러주어야 약재가 잘 우러난다. 생잎을 구할 수 없을 때는 마른 삼백초를 사용하면 된다. 삼백초에 묻은 먼지를 잘 씻어 헹구어낸 다음 푹 삶는다. 삼백초를 주머니 속에 넣고 삶은 물과 함께 욕조에 띄어 목욕한다.

◆박하

박하의 시원한 향은 피로회복과 정신안정에 도움을 준다. 박하 목욕을 하면 몸에서 향기가 날 뿐 아니라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소화기능도 강화된다. 여름철 감기 예방이나 불쾌지수가 높아 생기는 불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피부가 가렵고 염증이 있거나 혈색이 안 좋은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 한약재를 파는 곳에 가면 마른 박하를 구입할 수 있다. 잘게 썬 박하를 구입해 찬물에 씻은 후 가제나 면으로 된 주머니에 싸서 욕조에 넣으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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