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이 17~18일 이틀간 화제의 연극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 무료공연을 소극장에 마련한다.

지난 1999년 대구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는 지방연극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배우예술의 묘미를 한껏 높여준 1인 마당극의 예술적 연극적 의의를 극대화 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헌근의 호랑이 이야기`는 199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 작가 다리오 포의 작품을 각색해 제작한 모노 드라마.

전쟁도중 부상당한 병사의 목숨을 구해준 호랑이 이야기를 리얼하게 풀어낸 마당극 스타일의 소극장용 작품으로 1999년 대구에서 초연된 뒤 전국 각지에서 200여회 이상 초청 공연을 가질 만큼 인기를 모았다.

이번 연극은 김헌근씨의 1인극으로 권력자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담았는데 전쟁에 참가했던 병사가 굴에서 만난 호랑이와 함께 인간사회에서 겪는 이야기를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낸다.

특히 지난 10년간 `호랑이 이야기`를 공연하면서 배우 김헌근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덧보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세기 우리 민족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이야기로써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 지나친 욕심은 비극을 초래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야기적 서사 구조 속에 담아 연극적 표현으로 풀어낸다.

배우 김헌근은 대구와 서울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극단 연극촌사람들` 소속 배우.

1994년 전국민족극한마당에서 광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호랑이와 인간의 목소리와 제스처를 동시에 소화해냄으로써 관객에게 인간 삶의 원초적 고향이 대자연임을 깨닫게 하는 선물을 안겨준다.

일제 강점기에 경상도 시골에서 만주로 피신한 바우 할배가 우연찮은 기회에 독립군들의 전투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당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 마침 어미호랑이는 새끼 한 마리가 익사하는 바람에 젖이 불어 힘들어하는 중이었으나, 남은 또 다른 새끼는 어미 젓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바우할배는 호랑이의 젖을 먹게 되고, 호랑이는 바우 할배의 상처를 핥아서 치료해 주어 서로의 아픔을 달래며 가족처럼 함께 지내게 된다.

입장료 무료. (053)606-6131.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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