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의 산물` 인도 문학작품 집중 조명

계간 문학잡지 `아시아` 창간 3주년호 통권 제13호.
아시아 지역 지식인들의 문화예술적 소통과 연대를 진중하게 모색하는 계간 문학잡지 `아시아`(발행인 이대환 작가) 창간 3주년 호 통권 제13호가 나왔다.

`아시아`는 창간 3주년 호를 내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이번 통권 제13호를 시작으로 매호마다 언어 및 문화가 다른 아시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기로 한다. 그 처음으로 `아시아`는 인도로 향했다.

인도는 국민이 사용하는 주요 언어만 해도 20여 개가 넘는 다문화 사회로 언어 외에도 지역·민족·계급의 다양성이 어우러진 사회다.

이러한 인도를 한 호, 한 권에 모두 담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거대한 다양함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가려는 작가들의 내밀함과 치열함은 양보다는 질에서 담보할만하다.

소설과 시는 물론, 산문과 아시아 교류사 등을 고루 실었다.

`작가의 눈`에서는 `문화의 다양성으로 살펴보는 인도의 정체성`을 주제로 수크리타 폴 쿠마르를 소개한다.

수크리타 폴 쿠마르는 `인도의 문화 다양성·다언어, 그리고 언어와 문학의 상호작용`에서 루슈디와 같은 `거장`의 문학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다양성으로 어우러진 인도 문학이 가진 특징과 그 속에 내재된 인도 문학의 긍정적 가능성을 역설했다.

식민지시기를 거치면서 `영어`라는 엘리트 언어가 등장하고, 이에 따른 작가들의 태도와 그 변화가 현재의 인도 문학에서 미치는 영향과 함께 `서발턴 문학`의 등장과 그에 대한 기대를 엿본다.

아시아의 거장을 만나는 이번호 `볼록렌즈`는 인도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거주하는 로힌턴 미스트리의 문학을 조명해 본다.

수록한 단편 `세입자`는 한 주거 단지 내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인도인에게 계급과 종교가 어떻게 일상에 내제하는지를 실감있게 보여준다.

닐루퍼 E. 바루차의 `종족의 울타리, 초민족적 공간, 다문화주의`는 로힌턴 미스트리론이면서 동시에 인도계 영문학의 현황과 그에 연관된 현대문학의 제문제를 날카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고바야시 다키지 읽기 바람을 `전쟁과 문학- 지금 고바야시 다키지를 읽는다`의 저자 이즈 도시히코가 진단했다.

프리터 족을 비롯한 현재 일본 사회에서 `문제아`로 지적 받는 젊은이들에 대해 시종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면서 이들 젊은 세대가 짊어진 현재의 짐이 어떻게 구세대에서 물려졌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은 어떻게 공선과 비교되는지 담담하게 서술했다.

수천 년에 걸친 인도와 중국의 거대 역사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이 조명했다.

전혀 다를 것만 같은 두 나라가 어떻게 오랜 시간에 걸쳐 교역과 교류를 이루어왔는지 흥미롭게 관찰했다.

터키 작가 터키 작가 파트마 카라비이크 바바로소글루와 한국 작가 이시백의 촌철살인과 같은 미니픽션을 함께 실었다.

현재 터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파트마 카라비이크 바바로소글루는 `사랑받기를 예약하는 아이`에서 순진한 어린 아이의 시선을 통해 `바쁨`으로 점철된 어른들의 사회를 비춰준다.

이시백의 `가난한 입`은 수사를 자제하고 단문으로 쓰여, 읽기의 즐거움도 만끽해 볼 수 있다. 한국 박용하 시인의 신작 시와 아랍에미리트 누줌 알가님 시인의 시를 수록했고, 지난 호에 이은 저층서사의 대표소설 `우리들의 길` 연재를 마무리하고 있다. 도서출판 아시아 간.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