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관심과 사랑은 오히려 선수에게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달 치러질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 2009`(8월14~16일·올림픽공원 제1체육관)를 앞두고 일부 피겨 팬들의 정도를 넘어선 과도한 요구와 출연진에 대한 비방이 이어지면서 김연아(19·고려대)는 물론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들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IB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9일 “일부 팬들이 초청 선수와 출연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다”라며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출연진에 대한 인신공격은 곤란하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8일 국내 한 피겨전문 사이트에 `이번 쇼 이후로 다시는 연아가 아이스쇼에 서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죠`라는 짧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아이스쇼를 앞두고 출연진을 비롯해 아이스쇼 홈페이지의 김연아 사진 배치 문제 등의 문제를 놓고 일부 팬들이 IB스포츠에 항의전화를 하고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을 펼치는 것을 지켜본 박미희씨가 팬들의 자제를 요청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특히 일부 팬들은 이번 아이스쇼에 뒤늦게 섭외된 애덤 리폰(미국)의 개인 홈페이지에 악의적인 글을 남기고, 김연아의 갈라 프로그램에 맞춰 직접 노래를 부르기로 한 여성듀오 다비치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펼치는 등 순수한 팬의 행동이라고 보기엔 정도를 넘어서고 말았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오히려 김연아 어머니를 질타하는 댓글이 올라오고, 팬들 역시 두 패로 나뉘어 치열한 `네 탓` 논쟁이 벌어지자 사태 진정을 위해 IB스포츠 구동회 부사장이 인터넷을 통해 `사과의 글`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구 부사장은 이번 글에서 “김연아 어머니가 인터넷에 글을 올릴 정도로 상황을 힘들 게 만든 데 대해 아이스쇼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아이스쇼 준비와 관련해 팬 여러분께 걱정과 우려를 안겼던 부분은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초청선수들에 대한 비하나 비난은 삼가해주면 감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겨계의 한 관계자는 “초창기 순수하게 김연아를 응원했던 아름다운 모습들이 극성 팬들 때문에 점차 퇴색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일부는 단순히 팬의 관계를 떠나 `내가 반드시 김연아를 지켜야 한다`라는 집착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어 걱정스럽다”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