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이래 첫 감산과 첫 적자란 오명을 쓰고 있는 포스코가 이같은 오명을 남기더라도 포항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과감한 희생을 자처한 것으로 나타나 `어려울 때일수록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포스코의 기업이념을 반영하고 있다.

29일 포스코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액 6조4천710억원, 영업이익 3천730억원, 순이익 3천2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각각 22.1%, 73.3%, 55.0% 감소하고, 작년 동기보다는 매출액은 6.7%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0.7%, 68.5% 줄었다. 연결기준으로는 매출액 8조7천880억원, 영업이익 5천860억원, 순이익 3천990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2분기에는 상황이 다를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29일 포스코의 2/4분기 영업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5% 감소한 6조3천20억원, 영업이익은 92.8% 감소한 1천352억원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는 국내 제품단가 인하가 발표직후 바로 시행돼 재고평가 손실 부문이 컸기 때문이다.

반면,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7.3% 감소하지만 전분기대비로는 673% 증가해, 다시 1조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대신증권을 전망했다.

포스코가 2분기 사상유례없는 적자를 예견하고서도 국내 제품가격을 내린 것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스스로 희생을 자처한 것.

여기에다 2분기까지 감산폭을 확대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그 폭이 확대되는 만큼 포항 등 관련업계가 그야말로 도산위기까지 갈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인식, 폭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가동률을 조기 정상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12월 사상 최초로 20만t 감산에 이어 1월 37만t, 2월 23만t, 3월과 4월 각 30만t 등 2분기만도 약 100만t 감산해 왔으나 7월부터는 광양제철소 4고로 보수 등이 완료되면서 감산폭을 최대한 줄여 전체적으로 정상적인 가동률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분기 큰 폭의 적자가 예견되면서 감산폭을 더 확대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전임 포항제철소장인 오창관 부사장과 현 김진일 소장이 포항지역 경제파장을 우려해 감산폭을 최소화하자는 의견을 냈으며 정준양 회장이 지역 관련업계는 물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이를 전격 수용함으로써 지역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포스코 임직원들은 적자에 따른 성과급 축소 등 개인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부담하면서도 원료 비용 절감, 용광로 에너지 효율 극대화 등 극한적인 저원가 조업기술 개발을 통해 2분기까지 4천153억원의 원가를 절감했으며 전사적 원가절감 노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올초에 수립한 9천584억원의 원가절감 계획을 1조2천955억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해놓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청 주관`제1차 상생문화포럼`에서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대기업의 경쟁력 유지는 핵심역량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든든하게 뒷받침할 때 가능하다. 상생협력을 단순한 경영전략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공유해야 할 문화적 가치로 정착시키자”고 강조, 어려울 때 일수록 대기업의 역할을 다짐하고 주문했다.

박승대 포스코 외주파트너사협회장은 “포항지역 60여개 외주사는 물론, 관련업계, 나아가 포항지역경제는 포스코의 이같은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 여타의 도시와는 달리 올 상반기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창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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