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은 토막이라는 생각

행운은- 고작

한 뼘 길이라는 생각

누군가 이제는 아주 끝장이라고

한 그루 삶의

밑동이며 가지를 잘라 내던졌을 때

행운은 거기에서 잎이 나고 싹이 나는 거라는 생각

잎이 나고 싹이 나는 걸

발견하는 거라는 생각

그리하여 울며 울며 그 나무를 다시 삶의 둑에 옮겨 심는 거라는 생각

행운은, 토막이라는 생각

행운은- 집집마다

수반 위에 올려놓은 토막이라는 생각

 

 

사람은 늘 행운이 따라주길 바란다. 행운과 불운은 상두마차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만남과 헤어짐. 태어남과 죽음. 토막토막의 행운이 사람의 앞길에 계속 놓여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복권 한 장의 행문처럼 말이다. 해설 <하재영·시인>

 

 

    관리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