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2일 당내 경선시기와 관련, “원칙은 6월 전에 하도록 돼 있고 (그 원칙에) 후보들이 다 동의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고 말해 ‘6월 경선’ 지지입장을 밝혀 경선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이같이 말하고 “후보들의 견해를 너무 생각하다 보면 서로 의견차가 있을 테니까 당이 대선승리를 위한 방법을 결정하는 게 가장 좋다”면서 “당이 결정하면 후보는 따라야 하고 저는 따라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기존 당헌 당규 대로 6월 전 경선을 하자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올 연초부터 ‘경선연기론’에 힘을 싣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주장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세한 당내 장악력을 바탕으로 경선제도 현행 유지 입장을 고수해온 박 전 대표측은 연초부터 경선연기 필요성을 주장하는 자세로 돌아서 경선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 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22일 여의도 캠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시기와 관련, “원칙을 얘기했다. 한번 정해지면 그렇게 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는 한 지켜야 하는 게 원칙 아니냐”고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충분한 명분이 있다면 문제는 다르겠죠”라고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함부로 원칙을 손대면 여러 사람이 고치자고 해 허물어지니까 경선위원회가 만들어진다니까 당 차원에서 논의되리라 본다”고 말해 경선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2월초 당에서 구성할 경선준비위로 불씨가 옮겨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선연기론은 지난 8일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모 언론사의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여당은 최대한 자기들 후보에 대한 검증기간을 짧게 하려 할 것이고 후보를 뽑아놓고도 다른 후보를 내서 판을 뒤집으려 할 수 있다”며 경선연기 필요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당시 박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유 의원 발언은) 그 분의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핵심 측근인 유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사견만은 아닐 것이란 게 정가의 관측이다.
어쨌든 이번 이 전 시장의 ‘6월 이전 경선지지’발언으로 경선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호기자kjh@kb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