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상주 구간 무려 50차례 변경

최근 5년간 공사비 1조여억 증액

도로공사가 최근 5년간 발주한 고속도로 공사에서 특정 구간의 경우 무려 50차례나 설계변경이 이뤄지는 등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기연장은 물론 1조원이 넘는 공사비 증액이 이뤄져 혈세를 낭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정희수(한나라당· 영천)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도로공사가 공사중인 25개 노선, 110개 공구 가운데 설계변경이 383회 이루어졌으며, 공사비는 1조 622억원이나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경북지역 고속도로 공사와 관련,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의 경우 9개 공구에서 무려 50차례나 설계변경이 이뤄졌고, 공사비는 1천681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동~김천간 도로에서는 5개 공구에서 35회의 설계변경에 717억원의 공사비가 늘어났으며, 공기도 270일이 지연됐다. 현풍-김천간 도로도 26회 설계변경에 1천189억원의 공사비 증액이 이뤄졌고, 동대구-경주구간도 14회 설계변경에 공사비 211억원이 늘어났다. 이밖에도 성산-옥포구간이 12회에 공사비 464억원, 구미-김천구간이 6회에 공사비 232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유별 공사비 증가내역을 보면 공사중 시공자의 요구에 의해 설계가 변경돼 증가된 금액 1천28억원과 도로공사의 당초 설계미흡으로 인한 증가분이 145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희수 의원은 “최근 5년간 설계변경으로 인해 1조원이 넘는 공사비가 증액됐는 데, 당초 설계시 정확한 사전경제성 검토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공사를 수주한 시공업체들이 수시로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조금 조금씩 증액시켜 손실을 만회하는 게 아닌가”며 따졌다.

정 의원은 이어 “도로공사는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으로 혈세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공기연장으로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호 기자 k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