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문명국가인가?” 묻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명색이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고, 2차대전후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라고 뽐내지만 아직도 사회전반의 윤리와 인권의 측면에선 문명국가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다. 2천년대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고위직 공직자에 대한 청문회를 보면 힘없고 배움이 적은 서민들은 도저히 빠져나갈 마음조차 낼 수 없었던 병역과 납세 등의 의무를 많은 후보들이 그렇게 쉽게 면탈하고도 그만한 지위에 오른 것을 보고 새삼스럽게 놀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세계적 기업인이 탈세 횡령 등 천문학적 금액의 엄청난 불법 부정을 저질러 놓고도 어떻게든 법망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과연 이 나라가 법치국가이며, 법앞에서 모든 국민이
조선조 성종때부터 연산군 때까지 홍문관 대제학 이조판서등의 관직에 올랐다가 연산군의 패정에 직언을 하는 바람에 교형을 당한 직신 홍귀달의 일화는 오늘을 사는 공직자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다. 후세에 `한국의 소크라테스`라고도 불리운 그는 `허백정`과 `귀달마`이야기를 남겨 청문회에 선 고위직 후보들과 비교해 큰 감동을 준다. 홍귀달이 42세 때 서울 남산 아래 청학동 부근에 띳집 한간을 지어서 `허백`이란 당호를 걸고 지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999칸 화려한 기와집을 짓고 산다는 소문이 퍼져 과거보러 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고 한다. 혹자는 벼슬이 높으니 호화주택을 짓고 산다는 모함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나 비록 한간 집이나마 999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얘기가 와전됐다는 설도
4대강사업이 끝내 말썽이다. 당초 이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출마 당시 4대강 운하사업으로 공약했다가 너무나 반대가 심해 4대강 정비사업(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바꾸어 시행했지만 임기 내내 야당은 물론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끝까지 문제점을 들추고 비판해왔다. 그 과정에서 대체로 MB지지성향의 국민들은 이 사업에 긍정적이었던 반면 반MB성향의 국민들은 이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이 때문에 4대강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진실은 이같은 찬반에 묻혀버리고, 정치색에 따른 주장만 무성했다는 것이 이 사업을 둘러싼 일반적 평가라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찬반을 막론하고 상당한 공감을 가졌던 지적은 사업규모의 방대함에 비추어 한꺼번에 4대강을 정비하는 사업은 무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이 MB정부 임
인간의 가장 근본 질문은 `왜 사느냐`이다. 이 질문에 명료한 답을 가진다면 그 사람은 이미 평범한 인간을 넘어선 경지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귀영화 등 나름대로 세속적 삶의 목표를 가지고 그냥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늙고 병들고 세상을 하직하는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간다고나 할까. 인생이 세속적인 삶에 만족하면서 늙어간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살다가 어떤 고비마다 부딪히는 이 근본 질문에 막히면 한없는 좌절과 고독,우울, 때로는 자포자기에 이르는 엄청난 시련을 겪게된다. 자기 스스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죽음을 생각하는 절박감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죽음에 내몰리는 사람이 2009년 현재 하루에 42명이나 돼 자살률이 OEC
국회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위법행위를 하면서도 국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커녕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소속 의원 9명이 당일로 외유를 떠나 국민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줬다. 국민들은 불과 며칠전 대통령선거 기간 여야가 내놓은 갖가지 정치쇄신 공약과 정책에 대해 투표로 엄중한 선택을 했다. 정치권은 국민이 선택한 명령을 따를 것이라 믿었지만 믿는 도끼에 발이 찍힌 것이다. 국민이 배신감을 느낀 것은 세가지 이유다. 국민이 선택한 정책을 정치가 제대로 수용을 못한 것과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쇄신을 지키지 않는 것,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민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은 이미
우리 민족이 간직했던 사상의 원형은 `밝`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학계의 정설은 없으나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언어학적인 접근방법에 의한 증거가 가장 뚜렷이 남아있어 그렇게 보는 것이다. 백두산(白頭山=밝뫼), 단(檀=밝달), 배달, 백의(白衣)등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삼국유사 (新羅始祖赫居世王)조에는 `혁거세(赫居世)는 우리말로 혹은 불거내왕(弗炬內王)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밝게 세상을 다스린다(光明理世)는 뜻`이라고 주석을 달아놓고 있다. 박혁거세의 박자도 이 `밝`을 한자로 의음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말에 남아있는 `설`이란 단어의 뜻도 새벽의 빛이 비치는 여명과 한해의 첫날이 열리는 원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상을 생활속에 남겨놓은 흔적은 지명에도 많이 남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패배는 어쩌면 국민의 패배인지 모른다.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정권교체를 원했는데도 이를 성취시킬 수 없었던 국민들의 심정에는 승리의 기쁨 속에 차선의 선택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도 함께 묻어 있지 않을까. 지지하고 싶어도 지지해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돌아서게 한 문재인 후보와 통합민주당의 자질과 역량이 오죽했겠느냐는 새삼 따지고 싶지도 않다.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한 야권의 잘못을 질책하기에 앞서 이런 수준으로 과연 이 나라에 야당이 제대로 존속될지, 정권대체 정당으로서 구실을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대선 기간 중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면서 `독재정권`이란 말을 썼다. 이미 여야 정권교체를 두 차례나 이
18대 대통령선거는 전례에 없는 선거전 양상으로 국민의 정부선택권에 많은 혼란과 굴곡을 겪었다. 강력한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나와 제1야당 대통령 후보와 1대1의 단일화 경쟁을 최종 후보등록일 직전까지 벌였는가하면 제3후보는 투표일 이틀 앞두고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사퇴함으로써 후보간의 정책보다 야권단일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선거로 시종했다. 후보 확정이 늦어짐에 따라 정책공약집 발간이 투표일이 임박해서야 배포되고, 후보간 TV토론 또한 겨우 3차례만 진행되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는 `묻지마 투표`가 되고만 셈이다. 물론 찔끔 찔끔 분야별 개별 공약을 발표했지만 유권자들의 체계적 검증과 국정 전반의 정책을 알기에는 매우 부족했다. 오늘 개표 결과 발표될 대통령 당선자는 자질과 정책에 대한 국민검증이
이제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과거 유권자 표심의 흐름으로 보면 이 정도 남은 기간에선 대체로 판세가 굳어져 사실상 판가름 나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경우는 막판까지 피말리는 혈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철수 후보 사퇴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우위가 굳어지는 듯하다가 안 교수의 뒤늦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지지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일부의 전망 때문이다. 누가 당선될지는 개표를 해봐야 알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의 대통령선거 문화와 정치발전은 이전보다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안철수 교수의 정치행보가 본인의 주장인 `새정치`와는 달리 유례 없는 구태정치를 몰고 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치의 앞날을 어둡게 만
대선 막바지에 검찰개혁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검찰의 비리가 갈 데까지 갔다는 국민들의 깊은 불신에다 검찰지도부는 내분에 휩싸이는 등 파탄의 분위기 속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같은 날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검찰개혁은 실현될 것 같다. 그러나 두 후보의 개혁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차이점이 조율되지 않는다면 과연 검찰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번 경우 만신창이가 된 검찰조직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어떻게든 바꾸지 않을 수는 없을 것같다. 이전에도 검찰의 수뢰사건은 숱하게 터져나왔고, 그 때마다 검찰이 다시 태어나야한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더 추하고 볼썽사납게 악화돼 왔던 게 사실
`새 정치`의 아이콘처럼 등장했던 안철수 대선 예비후보의 본선 사퇴는 잠시나마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에게는 허망한 백일몽을 꾼 것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여러 언론들이 현실의 벽을 넘지못했다는 표현을 썼고, 안철수 교수 자신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할 만큼 벅찬 힘겨루기였다는 것을 고백한 바 있듯이 이는 처음부터 백면서생의 치기어린 도전이었고, 예고된 패배였다고 하는 것이 정상적 판단일 것같다. 그러나 그가 남긴 공과는 27일부터 치르게 되는 본격적인 대선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같다. 물론 안 교수 개인으로서는 “영혼을 팔지않았다”는 말로써 여운을 남기고 잠적할 만큼 충격과 허탈 속에 인생의 아픔을 깊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의 지지자들에 대한 책임감과 대선캠프의 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국에 21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들도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럽 등지에선 원전폐기 방침을 밝히거나 줄이는 정책을 발표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선 원전폐기와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정부가 기존 원전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잦은 원전고장과 가짜 검증서·무검증서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영광 핵발전소가 점검과 수리를 위해 가동을 중단, 올겨울 전력공급 부족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상황도 우려된다. 특히 가짜 검증서와 무검증 부품이 가장 많이 사용된 영광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에서 원전시설이 가장 밀집된 울진·경주·울산·부산
대선정국의 최대변수라는 야권단일화 문제가 드디어 국민의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후보등록일인 25일 이전에 단일화를 이룬다는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주변에선 아직 단일화 방법이라는 엄청난 벽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에 합의의 실천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양후보는 단일화의 불가피성에 승복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것은 양 후보가 정치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발표에 동감하기 보다는 선거 패배의 가능성을 극복하려는 계산법이 양 후보에게 발등의 불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측은 야합이니, 정치의 후퇴니, 심지어 `문통안총`(대통령과 총리 갈라먹기)이니 하고 비판하고 있다. 어쨌든 선거에서 승리를 절체절명의 목표로
대통령 투표일이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어떻게 된 셈인지 후보들끼리 정책 대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고, 유권자가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지기 어려우니 누구에게 국정운영을 맡겨야할지 답답할 따름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선 후보들이 건전한 상식으로 선거를 치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 기대마저 물건너 간 것같다. 선거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근본 이유는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 늑장, 그리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단일화 게임에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선거의 규정을 정하는 투표시간 연장과 중간사퇴후보의 선거지원금 반환문제가 대선의 주요 이슈인 정책과 인물검증문제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를 치르자면 먼저 입후보절차, 선거운동방식과 투표방식, 개표
말과 글은 인간의 대뇌가 가진 차이를 결정한다는 연구가 있다. 표의 문자를 쓰는 중국인은 청각정보를 관장하는 관자놀이가 손상돼도 여전히 문자를 쓰고 이해하는데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표음문자를 쓰는 서양인과 한국인은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한다. 또한 모난 덩어리 형태(방괴형)의 표의문자를 쓰는 중국아동은 도형이 아닌 표음 문자를 쓰는 민족의 아동들에 비해 산술, 어휘, 도상개념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 반면 다른 방면 지능에서는 중국아동이 뒤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오랜 세월 언어의 사용에 따라 대뇌의 차이가 발생한 데서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말과 글이 인간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같은 말과 같은 글을 써 온 사람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 다른 말과 글을 써온 사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개봉 38일만에 팩션사극으로는 `왕의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은 그렇게 완성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으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실록`에 기록이 빠져있는 15일 동안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가짜 임금 `광해`의 왕노릇 과정에서 보인 리더십이 우리의 현실정치와 대비해 너무나 흥미진진한 것이 관객을 몰아넣는 이유다. 이 영화의 주인공 `광해`는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인물 자체가 극적인 인생을 살았고, 아직도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데서 지속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것 같고, 특히 영남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해 갖가지 상상을 자극하고 있다. 광해군은 조선조에서 왕의 자격이 없다고 폐위된 임금이지만 우리의 교과서에는 중국과의 외
최근 국방의 허점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노크 귀순`사건은 단순히 휴전선의 방위가 허술한 전방초소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의 안보문제가 어느 정도 위험수위에 와있는지, 대북 방어태세는 어떤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1차적으로 현 정권의 대북안보불감증과 관계가 깊은 사안이긴 하지만 지금 막바지에 있는 대선과 관련, 차기 대통령의 안보관과 대북정책의 중요성을 동시에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해NLL포기 녹취록 시비가 대선정국의 쟁점이 되는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의 대북안보관은 무엇보다 중요한 후보선택의 기준이 되지않을 수 없다. 대북문제와 함께 최근 주변 4강의 영토주권과 관련한 분쟁은 국가의 중대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독도와 이어도의 방위가 초미의 과제
이제 대통령 선거가 2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하지만 현재의 선거전 진행양상을 보면 유권자들의 후보 검증과 선택을 위해선 남은 기간은 너무나 짧다고 할 수밖에 없다. 우선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어 누가 최종 후보가 될 것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 유권자들의 시야를 혼미하게 하고, 그것이 후보 검증의 시간적 여유를 빼앗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는 무소속으로 안철수 후보가 빅3의 유력주자로 등장했지만 이제야 정책공약을 발표함으로써 후보간의 정책적 차별은 물론 그의 품성과 역량을 파악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검증이 선거이슈로 크로즈업되지 못하고, 후보들의 이미지 조작과 공방
민중은 삶이 고단하고 답답할수록 꿈같이 찾아올 새 세상을 희구한다. 조선시대의 비결서 정감록과 그 책 속에 등장하는 사회변혁의 주인공 정 도령은 난세 때마다 나타나는 민초들의 대표적 예언이며, 희망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한 정 도령으로 지칭된 인물은 없었지만 우리나라는 역사의 신고 속에서도 꿈처럼 세계 10위권의 나라를 이룩했다. 정 도령이 한번 왔는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출산률 세계최하위, 자살률 OECD국가중 1위, 빈부격차 지역격차 확대, 청년실업률 증가, 남북문제의 불안, 주변 4강의 위협적 패권화 등 성취의 짙은 그림자속에 민초들은 아직도 우울한 사회에 빠져 있다. 아직 이 시대를 희망적으로 이끌 지도자가 눈앞에 나타난 것도 아니다. 민초들이 그리는 행복한 사회는 산너머 언덕 너머
한국민임을 진정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은 문화민족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일이다. 국민소득이 높은 것도 뽐낼 일이지만 그보다는 문화적으로 알아주는 나라의 국민일 때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물질적으로 풍요롭다해도 인간다움의 가치를 누리는 차원에서는 문화가 앞서기 때문이다. 물질적 기반 없이 문화적 성취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 성공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문화적 성취는 우리 스스로의 자긍심은 물론 외부 세계에서도 존경받는 나라의 국민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획득한 것과 싸이 박재상의`강남스타일`이 세계의 대중음악계를 석권한 쾌거는 엄청난 민족적 자랑이 아닐 수 없다. 한류 바람이 불면서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