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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피곤한 게 인간관계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만남은 미루고, 웬만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는 곳에는 끼려들지 않는다. 혼자인 자유는 얼마나 축복받을 만한가. 소파 깊숙이 몸을 묻은 채 배달된 책을 순서 없이 읽다가, 베란다에 나가 풀죽은 로즈마리 화분에 물을 주는 것. 짜릿한 쾌감을 보장하는 이런 순간은 사람 사이에서 부딪히는 소소한 염증을 위무하고도 남는다. 접대용 멘트도 필요 없고, 정돈된 언행의 자기 검열에서도 자유롭다. 이보다 더한 기꺼움이 어디 있으랴. 누구에게나 현실은 힘겹고, 일상은 따분하고, 관계는 피로하다. 그건 내 안의 감옥 못지않게 타인의 감옥 또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관계없는 일상이 가당키나 한가? `타인이 곧 지옥`이라는 사르트르의 말이 틀린 건 아니
칼럼
등록일 2014.01.06
게재일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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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KBS에서 `철강왕`이란 제목으로 제작 방영키로 됐던 박태준 일대기가 “대선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무산됐었다. 박태준과 박정희는 비슷한 인생길을 걸었고, 강직·청렴한 성품도 형제처럼 닮았으며, 2인3각의 일생을 함께 걸었던 동지였으니, 박태준을 이야기하면 박정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해서 공영방송이 제작을 거부한 것이다. 편파논란을 피해 간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한 위인의 일대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줄 것인데 그것이 장기 표류되니 지역민들로서는 매우 서운한 일이었다. 그 드라마가 TV조선에서 `불꽃속으로`란 제목으로 방영키로 됐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많은 역사드라마에서 단골로 주역을 맡았던 최수종이 캐스팅됐다니 다행이다.
사설
등록일 2014.01.06
게재일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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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어떤 형태로든 남북 관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정치이념에서 벗어나면서 세계는 이미 `냉전체제의 틀`을 깨고 있는데, 유독 한반도만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IT 정보통신기술이 세상을 개방시대로 이끌어가고 있으며, 북한이 지금은 왕조시대의 전제군주체제를 유지하지만 개방의 물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 들어 북한은 유달리 `남북화해`를 강조하고 있는데, 냉전보다는 화해 협력이 국가발전에 유리하다는 것만은 절감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핵무기 개발에 엄청난 비용이 들고, 마식령 스키장이며, 여러 도시의 물놀이시설 등에 많은 돈이 드는 등 `선진국 흉내`내기에 국력이 크게 소모될 것이니, `돈나올 구멍`을 열심히 찾지 않으면 안된다. 돈 나올 구멍은 이미
사설
등록일 2014.01.05
게재일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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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동과 말은 내가 한 것이되 내 것이 아니다. 받아들이는 자의 것일 뿐이다. 나는 궁궐을 지었지만 상대는 초가를 보고, 발 없는 말일수록 천리를 내달린다. 무지개란 진실은 하나로 뜨지만 그걸 전하는 자나 해석하는 자는 각자 다르게 말한다. 내 의도와 상대방의 해석은 같을 수가 없다. 내가 어떤 말을 할 때 그 의도는 하나이다. 꽃을 꽃이라고 말할 땐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모든 상황을 그처럼 명명백백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은 삶은 수많은 알레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빗대 말하는 그것의 최종 목표도 결국은 진실 그 하나이다. 하나인 진실을 두고 말하는 이나 받아들이는 자 각자 `다르게` 말한다. 그러다 보니 그 둘 사이엔 완벽한 심상의 합일점을 찾기가 어렵다. 말하는 자는 돌려 말하고
칼럼
등록일 2014.01.05
게재일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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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유명무실한 특별위원회들이 국민혈세를 갉아먹고, 지방자치단체는 쓸데 없는 위원회를 만들어 예산을 낭비한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는 720개 위원회가 있고, 경북지역은 1천747개의 위원회가 있는데,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연평균 위원회 개최 회수는 3회 안팎이며, 연간 한 번도 열지 않은 위원회가 30% 내외인데, 이에 낭비되는 예산이 연간 42억원이나 된다. 위원회를 설치하는 `진짜 이유`는 자치단체장의 `책임분산`이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때 “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사항”이라며 빠져나간다. 경주시의 옛 명보극장이 말썽이다. 23억원을 들여 이 건물을 매입한 경주시는 2억3천만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했고, 2·3층을 전통자수 화가의 작품 판매 및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려 한다
사설
등록일 2014.01.05
게재일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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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현재 56만명 가량 되는 대학 입학정원을 2020년까지 40만 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대학 설립을 쉽게 해놓았더니 부실대학이 자꾸 생겼고, 교육예산 낭비의 원인이 되었다. 대학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구조조정이 닥치니, 살아남으려면 삼엄한 경쟁체제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들이 하고 있는 `대학경쟁력 제고`조치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다가왔다. 국립대학들이 먼저 비상체제로 들어갔다. 과거 국립대학 교수는 거의 정년이 보장됐다. 논문표절이나 성추행 등 비리만 없으면 쫓겨날 염려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구실적이 부족하면 퇴출된다. 전남대는 의대 조교수 1명, 자연대 조교수 1명을 재임용에 탈락시켰다. 4년 내로 수준을 인정받은 학술지(SCI급)에 주저자(主著者)로 논문 1편 이상이
사설
등록일 2014.01.02
게재일 201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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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를 바 없는 하루가 이어진다. 어제 뜬 태양이 오늘 그 자리에 다시 솟고, 어제 불던 바람이 오늘 그대로 겨울 나목에 스친다. 마음가짐이야 조금 달라졌겠지만 새해라고 별달리 거창한 계획을 세우진 않았으니 갑자기 일상이 변할 리 없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변한 것 없는 새 하루가 지나간다. 그저 누군가 신년 메시지를 희망차게 전할 때 다른 누군가는 절망의 장탄식을 호소하는 것, 삶은 그렇게 이어진다. 점진과 급속이란 완급의 페달을 조절하며 우리 삶은 그렇게 나아간다. 가끔씩 잔잔한 파문 같은 뉴스에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는 것, 그렇게 하루를 살아간다. 오늘의 단신 기사 하나.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생도를 퇴학시킨 육군사관학교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항소심 내용이 눈길을 끈다. 도덕적 한계
칼럼
등록일 2014.01.02
게재일 201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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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떼먹기 좋은 돈은 나랏돈”이라 했다.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를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으로 33년을 봉직한 김대기씨가 저서 `덫에 걸린 한국경제`에서 한 말이다. 가난한 사람의 의료비를 국가가 100% 지원했더니 1년에 33년치를 처방받은 사람이 있고, 구제역에 걸린 소를 매몰하면서 국가가 100% 시가로 보상했더니, 구제역으로 소가 죽은 농가가 무사한 농가보다 이익을 봤다. 소값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농업용 기계를 보유한 농민에게 면세유 쿠폰을 발급했더니 죽은 사람 1만5천명의 이름으로 세액 감면혜택을 받았다. 최근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구미시가 2009년부터 시행한 액비저장조 시설 지원사업과 관련, 보조사업자와 공모해 보조금을 가로챈 설비업자 A씨를 구속하고, 농민 3명, 설비업자
사설
등록일 2014.01.02
게재일 201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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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패러디 열풍이 식질 않는다. 지난 연말 시작된`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내용의 공감 유무를 떠나 답답한 현실을 토로한 그 패기와 용기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사실 대자보란 소셜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았던 7,80년대에 그 정점을 찍고 사라져 가던 표현 방식이었다. 컴퓨터의 발달로 각종 세련된 문명 소통의 이기들이 속속 등장하자 대자보 형식은 대화의 장이라는 고유의 빛을 잃어갔다. 그렇게 잊혀 가던 대자보가 어느 날 아날로그적 감성과 진중함으로 무장한 채 대중들의 폭발적 공감대를 불러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대자보의 시발점이 되었던 고려대학교 담벼락은 아예 대자보길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새해가 된 지금도 수많은`안녕`시리즈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순 대자보
칼럼
등록일 2014.01.01
게재일 201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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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甲午)년을 청마의 해라 한다. 청마(靑馬)란 키가 크고 생김새가 준수하고 지구력이 뛰어난 중동 원산 `아랍`종을 말한다. 몸색깔이 검푸른 빛이다. 아라비아에서는 이 `Arab`을 `사막의 바람이 만든 걸작` `날개 없이도 날 수 있는 말` `신이 준 선물`이라 부른다. 중국 삼국시대의 명마 `적토마`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 상징마는 천마(天馬)다. 박혁거세의 탄생을 알리고 하늘로 날아 올라간 말그림이 천마총에서 발굴됐었다. 입으로 불을 품으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천마도가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져 있다. 올해 갑오년은 천마와 청마가 기운을 모아 `도약과 비상`을 실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어느 한 해 다사다난하지 않은 때가 있었냐마는 지난해만큼 파란곡절 많았던 해도 없다. 지난해
사설
등록일 2014.01.01
게재일 201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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