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도 밤에도 인간은 늙고 사라지고 더는 돌아오지 않는다. 현실세계에선 과거에 존재했던 사람이건 미래에 출연할 어떠한 사람이건 살아있는 것은 모두 떠난다. 개울물처럼 멈추는 일이 없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삶이 가장 좋다. 인간이 지닌 희로애락과 번뇌, 기쁜 일이나 성취감마저 한 순간에 흔쾌히 내 던져 버리는 것이 초월의 길이다. 불교는 이런 초월정신이 깔려있어 더 매력적이다. 임제록에 나오는 여러 일화가운데 하나다. 선의 세계를 체계 있게 구축, 임제종(臨濟宗)을 연 중국 고승 임제선사(臨濟禪師 ?~867)에게 어느 날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는 한 청년이 찾아왔다. “고명하신 스님의 문하에서 가르침을 받고자 찾아왔습니다.” 그 청년의 됨됨이를 보고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선사는 “그런데 청년!
우리 고고 미술사를 집대성한 최순우(1916~1984)선생은 “한국의 폭넓은 흰 빛 세계와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不定形)의 원이 그려주는 무심한 아름다움을 모르고서는 한국미의 본바탕을 체득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최순우 선생이 말한 흰 빛 세계에는 달 항아리가 중심에 있다. 달 항아리는 조선시대에서도 문화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17, 18세기 궁중그릇을 주로 구웠던 경기도 광주 금사리와 분원 가마에서 만들어진 백자(白磁)를 말한다. 대부분 높이가 40cm 이상이어서 학명은 백자대호(白磁大壺)다. 원에 가까운 형태가 둥근 달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닥에 닿는 굽이 입 지름보다 작아 만월의 달이 두둥실 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달 항아리”라고 불러진다. 몸 크기가 커서 불에 넣기 전 두 개를 따로
세계는 지금 차 마시는 시간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우리 차(茶) 역시 세계인들이 즐기는 커피, 코코아와 더불어 세계 3대 기호 음료로 꼽힌다. 한 잔의 차에는 시간을 한가하게 쓸 여유가 있고 삶과 문화, 소소한 생활 수다까지 담겨 있어 남녀노소, 인종의 차이, 신분의 벽이 허물어지니 문화적 차이까지 뛰어넘는다. 중국과 히말라야에 갇혀 절절이 외롭게 살아가는 티베트에서부터 아프리카의 희망봉, 아마존의 원시림까지 세계 어느 곳이든 차가 있다. 티백을 탄생시킨 미국도 차의 대량 소비처다. 몽골 초원 겔에서 마시는 수태차나 신의 음료로 일컬어지는 아르헨티나의 마테차, 대나무 통에 넣어진 베트남의 관늑차 등 실로 그 종류도 다양하다. 홍차 대국(大國) 인도, 먼지 자욱한 길거리 찻집에서 마시는
청태 낀 한옥과 우리 그릇엔 이야기가 스며 있다. 여름엔 백자 겨울엔 유기 반상기를 쓰니 고유한 음식들이 내뿜는 이미지 표현도 최상이다. 그렇지만 아파트와 친숙해진 현대인들의 손에는 플라스틱 그릇들이 쓰기가 더 편했던 것 같다. 60~70년대를 풍미했던 스테인리스 그릇이 물러난 자리에 플라스틱 그릇이 점령하고 있지만 우리 그릇만이 갖는 그 가치와 미적 고유세계만은 결코 침범할 수 없다. 막걸리·비빔밥 등 한식의 세계화 바람을 타고 우리 그릇의 가치와 미학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반찬은 조금 크고 굽이 있는 그릇에 담으면 더 돋보이고 단조로운 상은 화려하게 꾸민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듯 상차림에 빼놓을 수 없는 우리 그릇은 시각적인 효과를 끌어올려 미각을 한껏 돋워주기 때
KBS 주말 인기드라마 `명가`는 경주 최부자집 얘기다. 이 드라마에 등장되는 무대는 비록 세트장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 한옥이다. 한옥은 우리 삶의 둥지이자 미래의 집이다. 버선코 모양처럼 살짝 올라간 처마 끝 부연은 멋의 극치다. 한 치의 과장이 없는 절제요 3대가 한집안 살림을 할 수 있을 편리함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1970년 화재로 불탄 경주 최부자집 사랑채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등 유명 사찰에 쓰인 목재를 보면 한옥이 시멘트 집보다 오래가는 이유가 극명하다. 경주 최부자집 사랑채에 쓰인 목재는 소나무다. 금강송이라 하더라도 그냥 쓰면 비바람을 맞아 오래가지 못한다. 고택의 재목 겉은 그을음을 맞은 것처럼 늘 연한 검은 색이 돈다. 옛날 대목들은 산에서 운반해 온 소나무를 그
필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1960~70년대 졸업식장엔`축 졸업`이라고 써진 원통형 상장 통을 파는 사람이 꽃 파는 행상들보다 훨씬 많았다. 뽐낼만한 상장을 넣기보다는 졸업장을 달랑 들고 가기가 민망한 학생들이 이 통을 더 많이 이용했던 것 같다. 당시는 우등생과 3년 개근학생 몇 명이 단상에 올랐을 뿐이다. 그때는 집안일을 도우면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지각을 밥 먹듯 해서 1년 개근조차 상상할 수 없었던 처지였다. 요즘처럼 수상자도 많고 3년 개근학생이 졸업학생의 90%가 될 수 없는 딱한 처지였으나 “빛나는 졸업장을 가슴에 안은 형· 언니들께... 잘 있거라 아우들아”를 일 이 절로 나눠 부르며 눈물바다가 되곤 했다. 졸업식 날 짜장면 한 그릇 얻어먹으면 넉넉한 집안이었다. 그래도 친구들은 잘
세계는 갈수록 하나로 묶여지고 있다. 30여년전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사고 현장에는 한국인이 몇 명씩 꼭 끼여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각국을 누비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나라의 위상은 진취성을 지닌 국민을 얼마나 배출하였는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인재가 많을수록 지구촌에 대한 기여도 역시 그만큼 높아질 터. 지구면적의 0.1%에 불과한 한반도에서 이러한 정신을 지닌 첫 세계인으로는 신라 승 혜초(704~787)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혜초는 16살 나던 해 신라에서 중국 광주로 건너가 천축에서 온 밀교 승 금강지를 만나 밀교 공부를 시작한다. 723년 중국 승려 80명과 함께 광주를 떠나 뱃길로 동천축(지금의 벵골만으로 추정) 나신(身)국에 도착했다. 혜
미래를 내다보는 책 두 권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번역 출간되었다. 두 책 모두 21세기를 다루고 있으나 한 권은 곧 현실로 다가설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고 다른 한 권은 틀려도 따질 사람이 별로 없을 “100년 후”를 소재로 했다. 그렇지만 10년 후보다 100년 후 얘기가 더 재미난다. 이 책은 미국을 대표하는 전략적 안보 분석기관인 스트랫포의 CEO 조지 프리드먼이 저자다. 조지 프리드먼은 월스트리트 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세에 몰린 미국의 현재 입장과는 달리 21세기 100년은 여전히 미국의 시대로 보고 있다. 점점 거세어져 가는 중국이나 신흥 아시아 시장 위세는 대단찮은 현실로 보는 것이 특이하다. 프리드먼은 현재 겪고 있는 미국인들의 내적 갈등은 사춘기에 겪는 정체성 정도로 인
예로부터 중국과 일본이 강성해지면 한반도는 늘 불안했던 것이 역사가 남긴 교훈이다. 근대사에서도 그랬지만 지난 시절의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틀이 흔들릴 때마다 크고 작은 변란을 겪어 왔다. 한무제가 융성했던 시기 고조선이 퇴장했다. 중국은 상하이 엑스포를 G2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전초전으로 활용할 것이다. 중국입장에서 보면 오는 5월에 열릴 상하이 엑스포는 경제선진국이 될 절묘한 빅 이벤트다. 100년 전 상하이 시립 공원에는 `중국인과 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팻말이 박혔던 식민지 중국 땅이 천지개벽이 된 생생한 현장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의 날이 다가서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쯤이면 일본과 중국의 GDP는 역전이 될 것이다. 중국의 GDP는 2008년까지 4조5천억 달러로 일본에 비해 4
연전에 개봉됐던 영화 `신기전`은 조선의 신무기를 막아야 했던 명나라와 명·여진족의 연합군으로부터 내 강토를 지켜야 했던 조선의 처지를 다뤄 대박을 터뜨렸다. 명·여진 연합군은 하늘을 덮은 신무기에 속수무책이었다. 영화 신기전에 나온 최첨단 신무기는 조선시대에 실존했던 신기전이었다. 한국은 세계우주학회(IAF)가 인정한 세계 1호 로켓(신기전)의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우주개발문제는 선진국에 비해 한참이나 처져 있다. 신기전이후 600년간이나 잠자고 있던 한국형 로켓이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전남 고흥반도 외나로도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위성이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긴 하지만 올해도 우주의 미래를 위해 두 차례의 발사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을
삼성전자가 지난해 10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는 뉴스는 그만큼 초일류 상품을 많이 만들었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얘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형 컨벤션에서 새해 초에 열린 `지구촌 TV 3차원 쇼`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이 압도한다고 한다. 필자 역시 우리나라 방송이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던 1998년과 2000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제방송기기전(NAB)에 참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첨단 방송장비를 보고 선택을 해야 했다. 당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전시장엔 TV에서 카메라, 음향장비는 일본 제품이 방송 기기의 본고장 미국을 제치고 압도했으며 한국의 삼성, LG 제품은 한쪽 구석을 채웠을 정도로 기억된다. 일본이 마련한 설명회에서 극장 스크린 크기의 초대형 컬러화면에 사슴 뒷발자국
어제와 오늘은 분명 별 날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제는 간 날이고 오늘은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다. 강물 역시 오늘도 흐르지만 어제 흐른 물과는 같지 않다. 새로운 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을 기대했건만 한국사회는 여전히 갈등과 분쟁, 분열로 보내었다. 언어는 그 시대의 거울이다. 교수신문이 2001년부터 한해를 정리한 사자성어를 보면 `오리무중(五里霧中)` `이합집산(離合集散)` `우왕좌왕(右往左往)` `당동벌이(黨同伐異)` `상화하택(上火下澤)` `밀운불우(密雲不雨)` `자기기인(自欺欺人)` `호질기의(護疾忌醫)` 처럼 모두가 갈등과 분쟁에 뿌리를 둔 어두운 말들이다. 올해 사자성어 `방기곡경(旁岐曲徑)`은 “바른길을 쫓아 정당하게 일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라도 억지를 부렸다”로 풀이할 수 있
한참 전에 이런 우스갯말들이 많이 오갔다. 부부가 30대엔 마주 보고 자고, 40대엔 천장을, 50대에 들어서는 등 돌리고, 60대엔 각방을 쓰며 70대에 들면 어디서 자는지조차도 모른다. IMF 위기시대가 지나가도 한국 경제는 여전히 어려웠다. 이런 어려운 시대를 통과하면서 한국사회는 4, 50대 백수가 부지기수로 생기고 직장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이태백이 들로 인해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다. 서른이 넘도록 자립은커녕 부모에게 얹혀사는 자식들을 대신해서 일터로 나가는 부부가 늘어났지만 사람과 사람 간에 얽힌 사랑의 온도 차이만은 올랐다. 또 자식들을 다 내보내고 노인 부부만 살아가는 2인 또는 나 홀로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부부의 가치관도 많이 변화하고 이런 세태를 보는 시각도 점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이 새롭다”란 옛말이 참말처럼 느껴지는 게 자전거 바람이다. 이 땅에 들어온 외래교통수단의 1호는 자전거, 자동차보다 훨씬 빠른 1882년 미국 해군대위가 갖고 들어왔다. 당시 고종 황제는 자전거 시범을 보고 “땅에서 받쳐주는 것도 없는데 어떻게 달릴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을 만큼 놀라워했다. 산업화의 성공으로 도시마다 넘쳐나는 자동차의 비대증은 현대사회의 대표적 공해로, 또 보행자와 운전자가 서로를 겨누는 원성꺼리로 등장했다. 한번 막히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씩 꼼짝을 못하는 태국 방콕 교통경찰관의 필수품은 아기 탯줄을 자르는 가위다. 차 속에서 아기를 받는 경찰관이 있다고 한다. 허구한 날 도로를 넓혀도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았을까. 일
함석헌 선생은 “말은 자신의 몸을 닦아내듯 가려서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신을 닦는다는 것은 말씀을 닦는 것이다”라고 늘 말씀하셨다. 논어(語)에서는 `사불급설(駟不及舌)`이라 해서 네 마리 말이 이끄는 마차라도 인간이 가진 혀의 빠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번 내뱉은 말은 거둬들일 수 없다. 생각 없이 불쑥 던지는 말은 총을 마구 난사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으니 조심하고 조심해야 한다. 지도자의 말일수록 가다듬고 가다듬어야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지 않는다. 연말 저질 프로그램을 타고 난비하는 신조어와 저속한 말은 어떤 관계가 성립될까. 딱 부러지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속한 뜻이 담겨 있고 유행을 많이 탄다는 공통점만은 같다. 요즘 `꿀벅지`라는 신조어를 인터넷 검
얼마 전에 나 역시 딸을 서울로 시집보냈다. 내 나이 사회활동이 멎는 60대 중반이여서 청첩장을 추리고 추리다 보니 잔디밭 신부 쪽 자리에 깔은 의자 80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이만하면 남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홀가분했었다. 지난 23일 뉴욕타임스가 “한국은 결혼식에 앞서 청첩장을 수천 장씩 내고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돈을 송금할 계좌번호까지 적어 놓는다.”고 보도 했다. 대도시 인심이 그런 모양이다. 뉴욕타임스는 또 해마다 33만 커플의 결혼 비용은 평균 1500~2000만 원이고 5천만 원이 넘는 호텔 결혼식비용은 대부분 축의금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보도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도를 넘는 경우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며칠 전 서울 어느 특급호텔에서 열린 지인의 아들 결혼
지난 주말 전남연수원에서 강의를 끝내고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유배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마땅히 차를 버리고 영암을 넘어 강진까지 걸어야 했었지만 1801년 다산이 경상도 장기 땅 마현에서 220일간의 처음 유배 생활을 청산하고 황사영백서사건으로 배소를 옮겨 4년간을 머물렀던 전라도 강진읍내의 동문주막에서부터 길머리를 잡았다. 흔적조차 없어졌으리라고 여겼던 동문주막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복원되어 있었고 마당 안쪽 표주박이 떠 있는 우물가를 돌아서니 선생이 머물렀던 사의재(四宜齋)가 나타났다. 다산이 서책을 잠시 놓고 마실 나간 것처럼 서안(書案)에는 책들이 가지런히 쌓였고 횃대에는 도포와 갓이 정연하게 걸렸다. 귤동 다산 유물 전시관을 지나 92개의 돌계단을 오르니 다산초당이다.
내 나이 60대 중반이니 계절로 치면 가을 색이 완연하다. 그런 내 생애의 다시 보기 힘든 귀하고 귀한 문화재들이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 다 모였다. 단 9일간의 귀향을 끝내고 꿈같이 타향으로 돌아간 `몽유도원도(일본 덴리대 소장· 일본 국보)`는 늦은 밤까지 관람객이 장사진을 치는 신드롬을 일으켰고. 아마도 어느 순간은 몽유도원도를 감상하기보다는 떠밀려 나가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마음에는 한국회화사상 신라의 솔거(率去), 고려의 이녕(李寧)과 더불어 3대가(大家)로 불리는 안견(安堅)의 하나뿐인 진작(眞作)을 볼 수 있었다는데서 그 가치를 헤아리기 어렵다. 조선 전기회화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몽유도원도는 화가 안견이 1447년 안평대군(세종의 셋째 왕자) 이용(李瑢, 1418~145
인류는 바퀴를 만들어 쓰는 데 수만 년이 걸렸다. 다시 바퀴에 동력을 얹는데 5천 년쯤이 더 걸렸다. 드디어는 철도가 등장해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과 짐을 실어 날랐는데 초기는 10km쯤의 속력을 내었지만 100년이 걸리지 않아 200~300km씩 달리는 데 성공했다. 빨리 가고 싶은 인류의 욕망이 첨단과학기술을 만나 지금처럼 꽃 피웠다. 이제 KTX는 한반도를 달리기에는 너무나 좁아 고향 역도 한 두 시간 밖에 있다. 사회가 크게 발전하려면 사람을 만나고 이어주는 교통과 정보, IT를 아우르는 통신이다. 물류가 물 흐르듯 3통(通)개념이 성공해야 한다. 박제가는 `북학의`에서 “중국의 도로는 한낮에도 수레바퀴 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감탄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조선 역시 도로를 정비하고 수레를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미래회의(World Future Society)에서는 10년 내에 물값이 기름 값만큼 오르고 물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버려진 땅 북극 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물과 불은 사람의 삶을 지탱해 주는 가장 큰 수레바퀴가 되며 물이 몸속으로 흘러들어야만 생명이 지탱된다. 지난 100년 사이 인구는 세배나 늘어났고 같은 기간 물의 사용량은 산업사회의 발달과 물의 오남용으로 인해 무려 여섯 배나 증가되었다. 인류는 이미 사용 가능한 물의 절반을 쓰고 있다. 이 대로 간다면 오는 2025년이면 인류는 마실 물을 다 써버리거나 4분의 3을 쓸지도 모른다. 지구표면은 70%가 물로 뒤덮여 있으나 자연이 인간에 허락한 민물은 1%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