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이 열렸다. 개막식 공연을 제때 보지 못했다. 대단했다고들 했다. 뒤늦게 찾아보니 1천218개의 드론으로 흰빛 오륜을 허공에 띄우는 멋진 무대였다. 영원한 피겨 챔피언 김연아 씨가 대회 성화에 불을 붙인 것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녀는 테크닉과 인내력과 음악과 춤을 고도의 예술로 승화시킨 최고의 명인이었다. 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이라고들 한다. 소치 올림픽의 마지막 피겨 갈라 쇼에서 김연아씨는 존 레논(John Lennon, 1940.10.9~1980.12.8.)의 `이매진(imagine)`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하여 아름답고도 순수한 기원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감동적이었던 이날의 노래 가사는 이렇다. “천국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래 지옥도 없고…. 위에는 오
서울 용산역에 큰 쇼핑몰이 있다. 거기 영화관도 있는데 프랜차이즈 극장 중 하나다. 낮 열두시가 채 못된 시간,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이미 흥행이 고비를 훨씬 지나 저점으로 내려간 때다. 1987년이라면 대학 4학년 때다. `1987`영화를 보러가는 것은 그때의 기억으로 되돌아감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고 영화평도 나쁘지 않은데 참 오래 망설였다. 돌아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고, 그보다 영화가 내 자신의 기억을 해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기록이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되 허구적 요소를 함께 가진 영화는 늘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다. 영화는 관객을 앉혀 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스토리 라인이 재밌어야 한다. 역사적 사건은 영화적 스토리를 위해 발생한 것은 아니
경북매일신문은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 지면에 `살며 생각하며`코너를 신설합니다. 이 코너에서는 방민호 서울대 교수의 신변, 문단, 세상에 관한 에세이가 이철진 작가의 삽화와 함께 게재됩니다. 길한 해라는 황금 개띠해 무술년 한해의 바탕이 되는 행복한 삶의 여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부가 바뀌고 해가 바뀌었다. 북에서는 현송월이라는 여자가 내려왔다. 사법적 처리가 계속되고 있다. 이 격류 속에서 나는 전혀 다른 바뀜을 꿈꾼다. 정치가 삶의 근본문제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고야 말았다. 삶 자체의 문제가 돌아가야 한다. 니체에서 출발한 사람, 그가 마르크스에서 불교를 지나 니체로 다시 회귀하고자 한다. 두 개의 책이 지금 내 앞에 있다. 하나는`니체―그의 사상의 전기`
마치 세상이 개벽할 것 같은 대선이 끝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진 게 없다. 적폐에 어느 편은 졌고, 그리고 반대로 다른 편은 뜬 것뿐. 그리고 그 다른 편이 새로운 적폐가 되어가고 있는 것 정도. 여의도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당리당락에 의한 이전투구의 장이 되고 있고, 안타까운 안전사고도 여전하고,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변함없이 OECD 국가 중에서 꼴찌이고, 내 탓이고 아닌 “네 탓이오!”를 외치는 분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고, 정말 뭔가 하나 달라 진 것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자신들의 성향과 맞지 않은 사람들을 내몬 언론들은 세상이 나아졌다고,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 또 어느 신문은 2017년을 정리하는 한자로 “사악하
신조어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 변화가 심하다는 뜻이다. 신조어들만 봐도 그 사회의 변화 방향, 사회 이슈를 알 수 있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자), 청년실신(청년실업이 심하다 보니 학자금 대출도 못 갚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등을 통해 불안한 청년 고용시장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반퇴(半退·은퇴 이후에도 또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아 온전한 은퇴가 아닌 반만 은퇴했다는 뜻)라는 말이 경제 용어처럼 쓰이고 있는데, 이 또한 우리나라 경제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월호 사건 이후에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마피아), 교피아(교육 관료+마피아) 등 마피아가 사회의 모든 곳에 접미사처럼 붙었다. 이들은 그만큼 우리 사회 전반에
일상을 떠나 바다가 호수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교육관에서 피정을 했다. 첫날 창문 열듯이 마음의 문도 열리기를 자연의 바람이 방을 통과하듯이 내 마음도 새로운 정신으로 소통되기를 침묵으로 머물렀다. 모든 것에 마음을 열어 놓고 기다리면서 피정에 참가한 이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고 있었다. 그들을 통해 일에 빠져 소홀히 한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다음 날부터 성경말씀을 묵상했다.“참으로 하느님께서 여러분 가운데 계신다”는 현존을 믿고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는 구절이다. 모든 것을 덮어 준다는 것은 따뜻한 이불처럼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시간을 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찾아보니 `생각이나 감정을
오래 전에 영화 `국가대표`를 보았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는 종영이 될 때까지 잔잔한 감동이 온 몸과 마음을 감싸는 경험을 했다. 올림픽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정신은 열악한 선수구성, 기막힌 훈련 여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주변의 무관심을 극복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부터 이겨내고 태극마크를 달고 정진(精進)하는 국가대표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교통사고로 몸의 55%에 3도 중화상을 입고 의료진에서도 살 수 없다고 판단을 했던 이지선씨는 살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30회가 넘는 수술과 재활 치료를 이겨내고 UCLA에서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기막힌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지선아 사랑해`, `오늘도 행복합니다`의 책을 엮어낸 그녀는 “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 여성대통령이라는 세계의 집중 속에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앞으로 5년간 펼쳐야 할 다양한 정책들을 공약에 담았다. 그 중 가장 핵심은 역시나 경제정책이었다.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경제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마련, 중소기업 지원 강화, IT 등 과학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충해 일자리까지 늘린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도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성인력에 대한 투자 및 적극적인 활용이 지역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과제로 주목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고학력 여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 국가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고 판단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하면 평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64.0%, 경북은 52.9%에 불과하다. 여기서 여
지난 3월 새로 선출된 교황 프란치스코 1세는 서민적이고 소탈한 행보로 사람들에게 큰 호감을 주고 있다. 그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현대 세계의 여러 가지 문제들 특히 빈곤에 대한 문제, 자본주의의 폐단, 국가 간의 불균형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티칸의 한 빈민 보호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야만적 자본주의는 이익만을 최우선시 하며 주는 것도 이득을 보기 위해서고 인간성을 배려하지 않고 착취하는 논리를 가르친다”라고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행보와 세상의 불의에 대한 단호한 태도들은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종교를 초월해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숙고해보고 반성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교황의 이러한 세상을 향한 직언은 어디에서 시작될
가톨릭에서는 혼인을 하나의 거룩한 일, 성사(聖事)라고 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 돌보는 일 자체가 거룩하고, 숭고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성직자로서 혼인 성사를 주례하면서 강론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왜냐하면, 평생을 독신으로 살겠다고 서약하고,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지도 않고 성장해 성직자가 된 내가 누군가의 결혼식에서 한 말씀 한다는 것이 모순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경험이 없는데 어찌 좋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으랴? 가정 문제로, 부부간의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해보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풀리지 않는 신비라는 것을 종종 느낀다. 특히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함께 살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대학 진학을 하고 취업해 나 자신을 키워가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대학과 학과 선택에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요즈음 같은 변화무쌍한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대학이 변하고 있다. 급격한 대입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퇴출대학,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명단 공개 등으로 대학가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대학 환경 변화에 지역의 전문대학에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기업의 요구와 변화의 트랜드로 취업중심의 현장 교육과정으로 바꾸고 졸업과 동시에 기업이 바로 쓸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취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전문대학은 지역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