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의 불안과 부조리를 파헤친 사데크 헤다야트의 대표작 `눈먼 부엉이`(문학과 지성사)가 출간됐다. 사데크 헤다야트(1903~1951)는 테헤란 명문가 출신으로 파리에서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이란의 전통에 서구의 문학 기법을 결합하여 발전시킨 현대 페르시아 문학의 대표 작가이다.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눈먼 부엉이`는 한 가난한 예술가가 자신의 영감의 원천이자 동시에 절망의 원천이 되는 한 여인의 시체를 암매장한 뒤 술과 아편의 힘을 빌려 생생하고 무시무시한 신기루의 세계로 빠져드는 초현실주의 소설로 억압의 시대와 그리고 인간 존재의 본질적 부조리와 화해하지 못한 작가의 고통과 고독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 풍경을 그린 이 소설은
2000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단편 바늘이 당선돼 등단한 이래 섬뜩하면서도 관능적인 미학적 단편들과 면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강렬한 서사와 탄탄한 문장의 장편들을 발표해온 작가 천운영의 네번째 소설집 `엄마도 아시다시피`(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두번째 장편소설 `생강`(2011) 이후 2년 만에, 소설집 `그녀의 눈물 사용법`(2008)을 펴낸 지 5년 만에 선봬는 작품으로 2012년 이상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된 `엄마도 아시다시피`를 비롯한 총 7편의 단편을 묶었다. 이번 소설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엄마(모성)`로 명쾌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엄마와 여자들의 이야기를 비껴간다. 마음이 하는 일이 매양 그러하듯, 모성 그리고 감정의 복잡다단한 면들을 표출하는 천운영 소설의 인물들은 복잡할 수밖에 없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가 출간됐다. 일본에서 50만부라는 파격적인 초판 부수로 기대를 모으고, 출간 이후에는 7일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하는 등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다시 쓴 세계적 화제작이다.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프란츠 리스트 `순례의 해`의 간명하고 명상적인 음률을 배경으로 인파가 밀려드는 도쿄의 역에서 과거가 살아 숨 쉬는 나고야, 핀란드의 호반 도시 헤멘린나를 거쳐 다시 도쿄에 이르기까지, 망각된 시간과 장소를 찾아 다자키 쓰쿠루는 운명적인 여행을
1500년 전부터 시작된 일본의 독도침탈, 그에 맞서 우리 땅 독도를 지켜내고 고대사에서 홀연히 사라졌던 신라영웅 이사부. 역사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우산국 정벌 전쟁의 전모가 밝혀진다. `동해영웅 이사부(북랩)`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 역사상 최초의 사건인 신라 이사부 장군의 `우산국 정벌` 전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장편소설이다. 저자 안휘씨는 기자로서의 탐구정신을 발휘해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해지는 많은 사료들 뿐만 아니라 울릉도 현지와 동해안 일대에 전해지는 전설들을 뼈대로 생동감 있는 묘사와 상상력을 가미하며 흥미로운 역사소설로 탄생시켰다. 1500여년 전, 강력한 해상왕국인 우산국(于山國, 울릉도)을 세우고 통치한 우해왕은 대마도까지 벌벌 떨게 할 정도로 초인적인 힘을 지닌 왕이었다. 그러나
청소년은 물론 모든 세대에게 큰사랑을 받은 화제작 `완득이`의 김려령 작가가 놀랍도록 강렬한 소설로 돌아왔다. `완득이`에 이어 영화화가 진행 중인 `우아한 거짓말`과 호평받은 근작 `가시고백`에 이르기까지 김려령 작가는 특유의 위트와 밀도 있는 문장, 녹록지 않은 사유로 단숨에 우리 출판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너를 봤어`(창비)는 사랑과 폭력을 주제로 벼린 매혹적인 서사를 담고 있다. 한번 손에 들면 쉽게 멈출 수 없는 탁월한 흡인력으로 다가온다. “비범한 이야기꾼”으로서 “생동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의 이 작품은 한국문학 전체에 “새로운 활력”(한기욱 문학평론가)을 불어넣을 것이다. “문장이 당신의 심장을 두드리는 최고의 소설”(변영주 영화감독)이라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을,
특유의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인 강성의 두번째 시집 `단지 조금 이상한`(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두번째 시집에서 시인의 상상력은 아주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가 시간의 둘레와 겹 그리고 그 사이를 탐색한다. 잠 속에서 꿈꾸는 자아는 의식을 잠정적으로 중지시키고 기억을 넘어서는 근원적인 시간을 탄생시킨다. 무의식에서 생겨난 이 주체는 의식적 주체를 포기하고 다른 `자신-시간`을 만나 잠재적이고 근원적인 감각으로 자신을 관찰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된 나를 응시하고 기술한다. 시인은 시집의 문을 `환상의 빛`이라는 제목의 시 속 “눈 속에 빛이 가득해서/다른 것을 보지 못했다”라는 구절로 열었다. 이 싯구는 분명하게 확정하고 단언하지 않는 시인의 시들을 꿰주는 하나의 버팀목 같
작가 박완서가 타계한 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노대가가 남기고 간 수많은 단편소설 가운데 2001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9년 동안 발표한 열두 편의 작품을 그녀를 향한 그리움으로 엮어 한 권으로 펴냈다. 2006년 문학동네에서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을 발행한 뒤 다시 7년 만이다. 이로써 그녀의 단편소설 전체가 7권으로 마무리됐다. 그 마지막 권에 해당하는 `그리움을 위하여`(문학동네)에는 박완서 특유의 유려하고 생생한 문체로 녹여낸 노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축복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표제작 `그리움을 위하여`에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깃들어 있다. `그리움을 위하여`에는 `나`와 사촌 간이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나`의 집에서 집
한·영대역 문예지 계간 `ASIA`를 발행해온 도서출판 아시아는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현대 소설`시리즈(이하 `바이링궐 에디션`)의 두 번째 세트를 출간했다. 분단, 산업화, 여성이라는 주제로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아시아 출판사의 `바이링궐 에디션`은 그간 해외 명작을 한국어로 번역해 대역으로 출판하던 출판계의 선례와 달리, 한국 문학을 영어로 번역해 이중 언어로 읽을 수 있게 했다는 데서 신선함을 줬다. 특히, 영어 번역의 질을 최우선으로 삼고 브루스 풀턴(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테오도르 휴즈(컬럼비아 대학교), 안선재(서강대학교 영문학 명예교수), 전승희(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연구원) 등 한국 문학 번역 권위자들
지난해 `제노사이드`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야마다후타로상을 석권하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일본 서점 대상`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내며 국내 파워블로거가 뽑은 올해의 책 1위, 인터넷 서점 올해의 책에 오르는 등의 저력을 발휘한 다카노 가즈아키의 장편 소설 `KN의 비극`(황금가지)이 출간됐다. 사형 제도를 다룬 `13계단`으로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과 함께 수상작 역대 최단 100만 부를 돌파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다카노 가즈아키는 밀도 있는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작품을 잇달아 발표해 사회파 미스터리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아왔다. 이번에 출간된 `KN의 비극`에서 임신과 중절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흥미로운 스토리에
일상의 평이한 언어가 빛을 발하는 맑고 투명한 감성적인 시세계로 많은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정호승 시인의 신작 시집 `여행`(창비)이 출간됐다. 지난해에 등단 40년이 된 것을 스스로 기념해 펴내는 열한번째 시집이다. “시 속에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울고 있는 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곽재구, 추천사)는 감상처럼,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변함없이 맑고 순결한 시심을 자아올려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깊은 반성과 고뇌가 서린 성찰의 세계를 보여준다. 인간다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으며 “남아 있는 삶 동안 여전히 시의 눈으로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시인의 말`) 시인의 경건한 마음이 애틋한 여운을 불러일으킨다. 인생의 평범
`말(言)`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일상을 한번 곰곰이 되돌아보자. 하루 중 우리는 얼마만큼의 말들과 또 어떤 말들을 듣고 내뱉으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가. 그 와중에 우리를 현혹시키고 선동하는 말들, 혹은 처음에는 강렬하게 다가오는 듯하나 한순간에 휘발해버리는 수많은 말들이 부지불식간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반면에 어떤 말이나 글귀는 우리 가슴속에 이정표로 남아 우리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들도 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해줄 이 시대에 꼭 새겨듣고 읽어야 할 대문과 철학자들의 문장을 엄선하여 기획한 `책 읽는 오두막`의 `이렇게 말했다` 시리즈에서 `브레히트`에 이은 두 번째 책,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가 출간됐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수상작가인 소설가 한창훈(51)이 4년 만에 들고 온 이야깃거리는 단연, “사랑”이다. 좀더 고민해 찾으면 제목으로 쓰인 “연애사(史)”가 더 들어맞을 듯하다. 각각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만이 간직해온 은밀한 “연애사” 하나쯤은 있을 터, 또한 “그 남자”가 바로 당신 혹은 나를 지칭하는 것은 당연지사. 제목만으로 이 소설집이 매우 흥미롭고 또 따끔할 것이란 걸 대번에 추측할 수 있겠다. 그것도 이야기라면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펄펄”(문학평론가 서영채, 추천사) 뛰는 소설가 한창훈이라면? 그렇다면 우리 독자는 마음 놓고 실컷 웃을 준비가, 또 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그동안 그만이 독점적으로 그려내 보인 섬, 그 섬사람만의 위트 속에서 그 “사랑”이라는 것
시인이자 비평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박상수 시인이 두번째 시집 `숙녀의 기분(문학동네)`을 펴냈다. 전작 `후르츠 캔디 버스`이후 7년 만에 찾아온 이번 시집은 그 제목부터가 읽는 이의 마음을 잡아끈다. 먼저 `숙녀`. 1) 교양과 예의와 품격을 갖춘 현숙한 여자. 2) 보통 여자를 대접하여 이르는 말. 3) 성년이 된 여자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 그러나 굳이 이러한 사전적 정의를 밝히지 않더라도 이제 막 성인이 된, 젊은 여성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은 호칭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터. 그리하여 이 시집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7년 전 사탕을 빨던 아이도,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중년도 아니다. 또한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반대로 특권을 누리는 권력을 가진 자들은 더더
동기부여와 마케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트레이너로 꼽히는 브렌던 버처드가 방전된 인생을 위한 10가지 충전 매뉴얼을 알려주는 `충전`(문학동네)이 출간됐다. 날마다 충전하는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마음 가득 충만감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방전된 몸과 마음으로는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책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에너지를 되찾아 다시 한번 충전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책은 관점과 성격을 주도하고 새로움·일의 흐름을 주도하라고 권한다. 또 배움의 욕망을 평가하고 지휘하고 성공을 정체성에 통합할 것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분명한 비전을 갖고 크게 생각하고 대담해 질것, 긍정적인 투사를 연습하고 매달 도전 프로젝트를
부장의 트집이 두려워 중요한 업무를 퇴근 전까지 미룬 적은 없는가? 과제는 오늘 마감인데 여전히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클릭하고 있지는 않은가? 헬스를 등록하고도 퇴근만 하면 방에 누워 리모컨을 잡고 있지는 않은가? 이처럼 일상적으로 미루는 습관에 젖는 진짜 이유를 알면, 지금까지 결심만 하고 실천하지 못해서 잃어버린 많은 기회들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미루어 둔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위해 허둥댔던 수많은 밤들, 충동에 못 이겨 아깝게 날려버린 시간 때문에 낙담한 경험이 있는가? 아무리 사소한 늑장이라도 중요한 일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직도 호주머니 속에 당신의 잠재력과 꿈을 구겨 넣고 있다면 지금 당장 꺼내라. 오늘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결심을 이루기
정치권에서 비롯된 `국민행복시대`라는 말이 최근 들어 전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사실 행복은 일찌감치 자기계발의 주류 담론으로 자리잡아왔다. 소위 우리 사회의 멘토들도 너나할 것 없이 저마다의 행복론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철학자 탁석산은 이번에 출간한 `행복 스트레스`(창비)에서 맹목적으로 행복에 집착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행복 담론의 실체를 깊이있게 들여다본다. 저자는 현대인들에게 강요되는 행복 강박증을 `행복 스트레스`로 개념화하며 우리가 종교처럼 떠받드는 행복이 사실 텅 빈 개념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악용될 수 있으며, 우리 인생을 헛수고로 끝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초부터 모든 것을 의심하는 철학자들이 우리 사회의 맹목적 행
고형렬 시인의 아홉번째 시집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문학동네)를 펴낸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莊子)`를 발표하며 시단에 나온 26세의 시인이 시를 삶으로 삼아온 지도 어느덧 34년. 올해 생물학적 나이로 육십이 된 고형렬은 아홉번째 시집을 다음의 제사(題詞)로 시작한다. “그곳으로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내가/ 이곳으로 걸어올 수 없는 너에게”. 그리고 83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뒤따른다. 지난 2013년 5월11일은 시인의 절친이었던 고(故) 박영근 시인의 7주기였다. “나의 두 날개는/ 그의 가슴속 하늘을 날고 있다”(`시인의 말`)는, “그래서 5월이 가기 전에 시집을 내고 싶었다”는 시인. 그러고 보니 시집 제목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도, 한 편 한 편의 시들도
대중의 사랑과 평단의 지지를 받으며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눈앞에 없는 사람` 등 지금까지 두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자 사회학자인 심보선이 첫 연구서이자 산문집인 `그을린 예술`(민음사)을 출간했다. 심보선은 이 책을 통해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현재 우리 사회가 맞이한 예술의 위기와 삶의 비참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하며 예술을 행하고 또 삶을 사는 당사자로서 체험하고 관찰하고 느끼고 사유한, 예술과 삶의 관계를 말한다. 신자유주의 체제의 거대한 영향 아래 우리 삶은 피폐해졌고 시장 논리에 잠식당한 예술은 죽었다. 심보선은 우리가 조금 더 자유롭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꾸는 꿈으로서의 예술을 꿈꿔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서 삶, 정치, 일상과 접속하며 우리
시·소설·평론 등 문학 장르 외에도 역사·음악·미술·인문 등 문화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산성의 상징`이라 불릴 만큼 전방위적 글쓰기를 해온 김정환 시인의 신작 시집 `거푸집 연주`(창비)가 출간됐다. 최근 4년간에 걸쳐 완결한 `전작 장시 3부작`을 빼면 `레닌의 노래` 이후 7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전체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지나온 세월, 20세기의 시대정신에 대한 성찰과 모색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다정하고 슬프고 강건한 아포리즘”(진은영, 추천사)의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시집 전반에 걸쳐 선명하게 드러나는 폭넓은 지식의 깊이와 특히 `늙은 몸`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새로운 언어와 서사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강력한 해체적 실험을 감행하며 독자와 평단의 뜨거운 주목을 모아온 한유주(31)의 첫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발표하는 소설마다 읊조리는 듯한 시적 문장과 기존 서사를 해체하는 파격적 형식으로 읽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온 작가가 처음 긴 호흡으로 장편소설을 묶어냈다. 2011년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된 이 소설은 “무언가 다르다”와 “역시 한유주다”는 상반된 의견을 불러오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총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다른 두 차원에서의 이야기가 서로 스미고 짜이며 교묘하게 얽혀 들어가 앞-뒤, 선-후의 경계를 교란하며 결국은 언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