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기자로 인터뷰와 인물탐구 기사를 주로 써 온 한기홍 씨가 문화계 인물 13명이 말하는 스승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13세 때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해서 만났던 이반 갈라미언 교수와 1970년 세계무대 데뷔 당시 함께한 런던교향악단의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 바이올린의 `색채`를 가르쳐 준 폴 마카노비츠키 등을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만난 스승으로 꼽는다. 시인 고은은 “만상이 다 나의 스승이랄까, 본질로서의 천진난만함이 내 스승이랄까…, 스승에 대해서는 그럴싸한 매혹의 언어들이 많이 있는데 나의 경우 스승은 과거형이 아니고 미래적인 것”이라며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미지의 세계, 내가 이루지 못한 세계, 가능성만 있지 구현되지 않은 미지가, 그런 것들이 어쩌면 최고의 스승이 아
한국과 중국, 일본은 아시아의 중심이다. 한중FTA, 일본의 우경화 등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삼국간에 새로운 외교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해방 70년을 맞아 한·중·일 신삼국(新三國)의 민족적 원형을 분석하고 우리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문명사적 거대담론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수학자이면서 동북아 문화와 관련한 저술을 출간해온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가 한중일 삼국의 역사와 문화 등의 관계학을 집대성한 문명·문화 비평서 `풍수화: 원형사관으로 본 한중일 갈등의 돌파구`를 펴냈다. (맥스미디어, 572쪽, 2만5천원) 이 책은 격변하는 신동북아시대에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맞부딪히는 한반도에서, 한국이 지정학적 운명을 극복하고 동북아의 중심축으로서 미ㆍ일ㆍ러ㆍ중 열강을 아우르면서 어떻게 주도적
칠곡 매원초등학교장인 조영미 시인이 동시집을 발간해 학교에 기증했다. 조영미 시인은 지난달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동시를 모아 두 번째 동시집 `식구가 늘었어요`를 출간, 지난 5일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조 시인은 겨울방학을 맞아 학생들이 밝고 아름답게 자라기를 바란다며 본교에 자신의 동시집 100부를 기증했다. 조 시인은 “본교 학생들이 이 동시집을 읽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자연을 아끼는 마음을 가지며 특히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 시인의 이번 동시집은 1995년 첫 동시집 `숲속의 음악여행`을 발간한 이후 20여년 만에 발간한 두 번째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한 해 예산은 450조원에 이른다. 이 엄청난 돈이 편성되는 과정은 일상에 바쁜 대부분의 국민에게 `블랙박스`와 같다. 재경부처와 국회에서 오랜 기간 예산을 취재해온 뉴스Y 이준서 기자가 예산 편성 과정을 알기 쉽게 풀이한 `RED DEAL`(SCG Books)을 펴냈다. 예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저자는 직관적이고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2조6천억원짜리 경인 아라뱃길 조성 사업과 2조8천억원을 더 걷겠다고 해 논란의 중심에 놓인 담뱃세 논란은 공교롭게도 규모 면에서 거의 일치한다. 저자는 “애초 돈을 낭비하지 않았다면 국민의 뜨거운 반발을 불러일으킨 담뱃세 논란도 불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라뱃길 사업의 예산 낭비 과정은 그저 조용히, 국민의 관심
중국에서 `삼국연의`(三國演義) 정본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모종강본 삼국연의`가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됐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등 번역가로 활동해온 비봉출판사 박기봉 대표가 번역을 맡아 번역문 1~8권과 원문·주석을 담은 9~12권 등 총 12권으로 펴냈다. 역자인 박 대표에 따르면 나관중이 썼다고 전해지는 `나관중본 삼국지통속연의`는 청나라 때 모종강 부자가 일부 내용을 다듬고 매회 평론과 협평(짧은 평가)을 넣은 `모종강본 삼국연의`로 대체되었으며, 이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판본도 모종강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삼국지 판본은 일본인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정비석의 `삼국지` 외에 소설가 이문열, 황석영 씨의 번역본 등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유고집이 오는 24일 출간된다. 11일 가요계와 출판업계에 따르면 신해철이 생전 써둔 글을 모은 유고집 `마왕 신해철`이 그의 데뷔일인 12월24일 독자들과 만난다. 이 날은 고인이 1988년 무한궤도로 출전한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받은 날이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신해철 씨가 쓰던 컴퓨터에 남겨둔 글이 꽤 있었다”며 “이를 발견한 유족 측이 유고집 발간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유고집에는 신해철이 오랜 시간 틈틈이 써온 글이 담겼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 시절 이야기, 음악관과 세계관을 엿볼 내밀한 고백이 담긴 자전적인 기록이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1부 `나 신해철`에는 개인사나 음악 활동과 관련한 일상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위대한 것이 인간의 삶이란 것을 몸소 느꼈다. 삶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크나큰 영광이었다” 포항의 중견 사진작가인 석경 김재동 선생이 38년 사진작가로서의 작품집을 연달아 발간해 화제다. 첫번째 사진집은 1977년부터 2000년까지 포항 곳곳에서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다. `A LIFE BEYOND THE SEA`란 첫번째의 사진집에는 포항의 해변가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담은 사진 223점이 수록돼 있다. 동빈내항, 송도해수욕장, 환여동, 구룡포, 영덕 강구항 등 지역별 포항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담았으며, 농촌의 삶과 일제시대 철도유적 등 역사성 있는 당시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는 80년대 구룡포를 떠올리며 “
유럽연합의 최강자로 성장하고 있는 독일의 교육을 집중 분석하는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한국성인교육학회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이사인 박성희 박사는 최근 펴낸 `독일 교육, 왜 강한가?`(살림터)란 책에서 의무교육 제도와 학교 교육, 기숙형 학교, 직업교육, 평화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을 독일 교육의 강점으로 꼽는다. 독일 교육은 각 지역의 전통과 문화적 특성에 맞게 발전하도록 지원하면서도 국가적 정체성을 지닌 시민 양성을 위해 사회통합을 중시한다. 교육복지 개념을 정립해 모든 어린이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대학은 취업이 아니라 인재 양성을 핵심 목표로 삼는다. 국가는 시민 모두에게 평생 동안 직업교육과 정치 교육, 각종 연수를 제공함으로써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평등한 교육 기회 보장에 주력한
한반도는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는 역시 중국이다. 넓은 국토와 세계 인구 1위를 엄청난 자원을 바탕으로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거듭하며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어느새 G2반열에 오르며 미국과 대등한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강국이 됐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다녀오는 해외관광지이자 한류열풍을 타고 중국인들이 대거 한국에 몰려드는 등 국민들간 왕래도 활발하다. 더욱 한중FTA가 타결되면서 양국은 더욱 가까워졌다. 거대 국가 중국의 역사와 현실을 조명하는 책이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대만 타이베이와 중국 베이징에서 언론사 특파원을 역임한 유광종씨가 펴낸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책밭, 462쪽, 2만원). 중국은 55개 민족으로 이뤄진 나라
중국 고전시가 연구자인 저자가 당시(唐詩)에 등장하는 중국 도시와 유적들을 찾아다닌 기록이다. 당시의 매력에 빠져 지도를 들고 중국을 누볐다는 저자는 10여년간 1만2천500㎞에 이르는 거리를 주파하며 당시 200여수의 내력을 되짚었다. 백거이(白居易)가 쓴 `장한가`(長恨歌)의 배경인 당나라 수도 시안(西安)에서 시작해 두보(杜甫)가 노래한 뤄양(陽) 용문산(龍門山), 실크로드의 관문 둔황(敦煌), 남쪽 구이린(桂林) 등을 거치는 `당시 순례`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당시의 흔적이 남은 곳을 찾고자 현대 중국이 아닌 당나라 시대 지도를 챙겨 방학 때마다 배낭을 메고 중국 여행길에 나섰다고 한다. 답사 지역의 명승고적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사재기` 파동과 절판 소동을 빚었던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황석영 소설가의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가 다시 출간됐다. 작가는 초판본(2012)의 오류를 바로잡고, 1년여에 걸친 치열한 퇴고를 통해 한결 정갈한 작품으로 `여울물 소리`를 재탄생시켰다. 황석영은 2012년 등단 50년을 기념해 발표한 `여울물 소리`가 출판사의 사재기 의혹에 휩싸이자 지난해 이 소설을 절판시켰다. `여울물 소리`는 임오군란, 동학혁명, 청일전쟁, 갑오개혁 등이 이어지는 격동의 19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이야기꾼이자 혁명가인 주인공의 삶을 작가 특유의 입담과 힘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현장으로 기록될 동학혁명과 천도교(소설 속 `천지도`)를 주
다산의 현손(玄孫) 정규영(丁奎英)이 다산 사후 85년이 지난 1921년에 편찬한 다산의 일대기 `사암선생연보(俟菴先生年譜)`가 `다산의 한평생 : 사암선생연보`라는 제목으로 완역 출간됐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은 귀양에서 돌아온 뒤 회갑을 맞은 1822년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이라는 책을 썼다. 그간 자신의 삶을 돌아본 일종의 연보였다. 그동안 다산의 `자찬묘지명`이 `연보`를 대신해왔으나 이는 그가 환갑 때 작성한 것이어서 서거할 때까지 15년간의 행적은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이 공백은 1921년에 이르러서야 채워진다. 다산의 고손자 정규영이 다산의 가계와 행적을 연월 순으로 기록하고 대표 저술의 주제와 서문을 수록한 `사암선생연보`(俟菴先生年譜)를 편찬하면서 정약용의 `공
“식물이 없으면 침팬지도 없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인간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이 별의 불모지, 그중에서도 아프리카의 울창한 숲에 관한 이야기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면 침팬지는 결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신간 `희망의 씨앗`은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영국 출신 제인 구달 박사가 쓴 식물 이야기다. 세계적인 침팬지 전문가인 그가 식물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하자 “제인 구달이 식물에 대한 책을 썼다고? 설마 아니겠지”라며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침팬지 사랑의 출발점은 식물이었다. 전쟁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어린 시절 그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줬던 것은 정원에 활짝 핀 꽃과 나무였다.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버지는 히틀러와 나치라는 재앙에 맞서 조국을 위해 참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 세트`(모두 3권·사진)가 국내 출판사 대표들이 뽑은 `올해의 책`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판인 모임인 `책을 만드는 사람들`(책만사)은 올해의 책 대상과 분야별 올해의 책 등 모두 10권을 선정해 25일 발표했다. 인문·사회·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최열의 `이중섭 평전`(돌베개)과 `세계 전쟁사 사전`(조지 차일즈 콘 엮음·산처럼)이, 문학·비소설·예술 분야에선 `추사집`(최완수 옮김·현암사)과 `왓더북`(강용혁 등 공저·엑스북스)이 뽑혔다. 어학·실용·경제경영 분야에선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현대편`(김진방 등 공저·더난출판사)과 박병하의 `처음 수학 세트 : 내 아이의 수학본능 깨우기`(양철북)가, 어린이·청소년 분야에선 김진겸의 `증강현실 공룡 랍토르`(이비컴)와 `작가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국과 일본을 넘어 국제 사회의 화두가 된 지 2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1991년 지금은 고인이 된 당시 67세의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처음으로 증언하며 역사의 저편에 묻혀 있던 아픔의 기억을 현재의 역사로 불러들였다. 그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운동이 시작됐다. 1993년 8월 당시 고노 요헤이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군 `위안부`의 모집, 이송, 관리에 일본 정부가 관여했음을 명백히 밝힌 담화(고노 담화)를 발표하며 일본군 `위안부` 논의는 한 걸음 진전을 보인 듯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동향과는 반대로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
포항지역에서 다년간 동인 활동을 펼쳐온 아마추어 작가들이 첫 동화집을 출간해 화제다. 포항지역 주부와 교사로 구성된 `햇살동화동인회`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7년전부터 매달 모임을 가지면서 동화 창작에 대해 공부를 해오고 있다. 햇살동화동인회는 그동안 틈틈이 써놓은 작품들을 엄선해 최근 서울의 유명 출판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호미곶 돌문어`라는 단편집을 처음으로 출간했다. 이 동화집은 지도선생인 김일광(62) 동화작가와 함께 8명의 회원들이 쓴 단편동화 12편이 수록됐다. `두근두근 자전거 소동`, `초파리와 싹싹이`, `민지와 메롱이`, `나만 모르는 비밀`, `상추를 지켜라` 등 생활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작은 일들을 동화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국내 소설가들이 유럽 문학시장의 문을 잇따라 두드리고 있다. 프랑스의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인 드 크레센조 출판사는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승우의 장편소설 `한낮의 시선`과 박민규의 장편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최근 잇따라 펴냈다. 특히 감각적이고 재치 넘치는 문체로 국내에 열혈팬을 확보한 박민규의 소설이 프랑스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산문화재단이 18일 전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외모지상주의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독창적이면서 감각적인 문체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프랑스 독자들로부터 더 많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승우의 작품이 프랑스에 번역 출판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 2000년 `생의 이면`으로
EBS TV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동명의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케임브리지 대학 석좌교수 장하석이 전하는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과학철학 입문서`다. 장 교수가 런던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20년간 강의한 과학철학의 내용을 담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과학지식의 본질과 문제들을 여러 가지 시각에서 다시 조명하며, 과학과 철학의 만남으로 인문학적 사유의 깊이를 더한다. `과학과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과학적이라는 말은 긍정적으로, 비과학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쓰이는데 과연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등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서부터 과학과 연관된 역사적 사건들을 소개한다. /연합뉴스
소설가인 함정임 동아대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미국과 유럽의 30개 유명대학을 1년 6개월간 꼼꼼히 답사해 대학과 도시의 역사, 풍경, 삶의 모습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교양에서 전문대학원까지 다양성과 조화의 힘을 보여주는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들. 친환경과 첨단기술,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자연과 문명의 만남을 보여주는 서부권 대학들. 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런던과 파리, 뮌헨, 아테네의 오래된 대학들까지 저자는 사진과 더불어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봄아필. 400쪽. 1만9천원.
2001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정선호(46·사진)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세온도를 그리다`(푸른사상)를 펴냈다. 정 시인은 등단 7년만인 2007년에 첫 시집을 발간한데 이어 또다시 7년이 지난 올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첫 번째 시집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한 장소가 한국이 아닌 적도의 나라인 필리핀이다. 정 시인은 7년 전부터 회사일로 유럽과 필리핀에 파견 근무를 했는데 필리핀에서 주로 지냈고 실제 시집의 많은 작품이 필리핀에서 창작된 것이다. 그는 발간사에서 “추사(秋史)가 유배지 탐라에서 세한도(歲寒圖)를 그렸을 무렵, 나는 필리핀 루손섬에서 세온도(歲溫圖)를 그렸다. 세한도의 소나무 대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망고나무와 파파야나무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