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단풍의 계절이지만 갈대와 억새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단풍은 기상상황에 따라 기복이 심하지만, 갈대와 억새는 크게 변동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그래서 단풍을 잘 토라지는 까칠한 애인에, 갈대와 억새는 넉넉한 미소가 아름다운 동반자와 닮았다고 한다. 억새는 하나일 때보다는 여럿이 함께 있을 때, 여럿보다는 커다란 무리로 모여 있을 때 더 아름답다. 갈대와 억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갈대는 우리나라 전역의 습지 및 냇가, 강가에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며 색은 옅은 갈색이다. 어떠한 땅에서도 억척같이 잘 자란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인 억새는 주로 산에서 살며, 꽃은 하얀색이다. 산에는 억새풀 해안가나 호수가는 갈대로 생각하면 쉽다. 그러나 산의 계곡 물가에도 갈대가 자라고 있으므로 특징을 잘 살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20세기에 인적자원개발은 조직 내 인력의 충원과 유지, 활용 등을 위한 단순한 교육 및 관리 활동만 이루어지는 인사관리 차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과거 인적자원개발만으로는 21세기 정보화·글로벌화로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과 세분화·전문화를 요구하는 기업의 인력니즈(needs)에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 경영학계의 석학인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교수는 그의 저서 `권력의 힘`을 통해 “조직행동, 인사관리 등 현대 경영학의 핵심영역에서 인간은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자 힘”이라고 강조하며 “인간에 대한 개발, 즉 인적자원개발(human reso
공중을 내려놓고 깃 속에 낮의 부리를 묻는 새를 무릎이라 부르면 어떨까? 종일 밖을 나부끼던 잎들을 불러와 고요해진 느티를 무릎이라 부르면 어떨까? 새의 무릎, 나무의 무릎. 어스름에 기대서서 나는, 직립의 시간들이 돌아와 제 심연과 따뜻하게 마주 앉는 것을 본다. 산자락 불빛들이 감국처럼 피어나고, 어두워진 골목이 담벼락 아래 길을 눕고, 꽃향유 향기는 두런두런 꽃대 위로 귀가하고, 쥐며느리는 지금쯤 부엌 살강 밑으로 스며들고. 물소리를 벗어놓고 잠시 흘러온 골짜기를 돌아보는 하구를 무릎이라 부르면 어떨까? 하루를 식탁 위에 차려놓고 둥글게 둘러앉은 저녁의 창문을 무릎이라 부르면 어떨까? “무릎”하고 말하면 입술은 잠시 밖을 향해 둥글게 몸을 내밉니다. 그러다 가만히 안쪽으로 닫힙니다. 내밀어진 입
정부가 최근 울진과 영덕지역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을 두고 지역민들과 직접 협상에 나섰다. 울진지역은 큰 무리없이 2천800억원 수준의 대안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으나, 영덕지역에서는 아직도 지역민들의 불만이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은 듯 하다. 사실 원자력발전소를 고향 마을에 유치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정부지원금으로 고향발전을 이루기 위해 유치운동을 벌이는 쪽의 심정도 이해되지만 만일의 경우 원전사고를 걱정해 유치반대를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그런데 지난 주말 울진과 영덕 원전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비 협상과정을 들여다 보노라니 문득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진에는 원전이 6기가 있고, 앞으로 신한울원전 4기가 더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 들어서
딸내미랑 집 근처 단골 미용실에 들렀다. 젊은 부부가 오순도순 꾸려 나가는데, 아내의 일손을 돕기 위해 남편은 직장에서 야간일만 전담할 정도로 성실하다. 내가 염색을 하는 동안 딸내미는 신문을 뒤적이며 기다렸다. 한데 어느 순간부터 텔레비전에서 CNN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영어 뉴스가 계속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염색약 냄새 때문에 골머리가 아픈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참을만했다. 원체 신뢰감을 주는 부부인데다, 오죽하면 손님 앞에서 저 방송을 틀었을까 싶었다. 남편분 직장에서 승진 시험을 앞두고 영어 듣기 공부를 하겠거니 하고 짐작했다. 손님이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 방송은 딸내미가 파마를 마치는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신경이 쓰였지만 못내 모른척했다.
새벽에 문득 눈을 떠서 몇 시나 되었나 한다. 다섯 시 십 분쯤 되었다. 다섯 시에 맞춰 둔 휴대폰 알람이 벽에 걸린 외투 속에서 벌써 십 분씩이나 목이 터져라, 꼬끼요, 하고 앓는 닭 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잠결에 이 소리를 무슨 자장가 듣듯이 듣다가 마침내 깨어나 새벽 세상을 마주한 것이다.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나는 통증이라는 한 마디 말을 떠올린다. 어젯밤에 끊어진 의식이 다시 이어지면서 생각의 꼬리가 머리에 와 닿았다. 과연 내 몸은 통증 투성이다. 허리와 목에 디스크는 만성이 되었고, 이제는 오른쪽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길게 뻗을 수가 없다. 두통에 만성식도염은 나로 하여금 불쾌감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한다. 몸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다. 어떻게든 일어나 움
`갑질`도 배운다.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약자에게만`그 권력을 행사하는 게 갑질의 특징이다. 저녁모임 자리가 있던 식당에서였다. 두 여종업원이 한 조가 되어 서빙을 했다. 한 명은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아르바이트생이었고, 다른 한 명은 외국인 출신 베테랑이었다. 그런데 선배격인 외국인 종업원은 아르바이트생을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했다. 주문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며 매서운 눈초리와 어눌한 목소리로 훈계를 했다. 숯불을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한다며 `저리 비켜. 뒤로 나와!` 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모두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 자리에서는 뭐라 마땅히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갑질도 배우는구나.` 라는 단상이었다. 이국에서 온 그녀가 처음 일을 배울 때 혹 누
프랑스인들은 영국에 대한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영국이 유럽을 이끌어 가지만 이들은 영국을 유럽 변방의 섬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1946년 영국 수상 처칠이 취리히에서 “유럽도 똘똘 뭉쳐 미국과 비슷한 유럽합중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나 사실상 유럽통합은 독일과 프랑스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며 영국은 언제나 한 발짝 비켜 서 있다. 영국언론 등에서 20세기 최고 수상으로 처칠을 언급할 때면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드골을 떠 올린다. 2차 대전 당시 영국 전시내각이었던 처칠이 미국 루스벨트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망명정부 수반이었던 드골을 불신하고 소위 왕따를 시켰다는 비망록 등을 프랑스인들이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웃나라로서 사소한 일로는 티격
로컬리티 건물에서 `브리게이드`(Brigade) 식당까지는 버스로 10분 정도이다. 템즈강을 건너 영국연방법원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5분 정도 걸어 식당에 도착했다. 템즈강을 건널 때 버스 차창 저 멀리 런던브리지를 보는 것으로 영국의 볼거리는 다본 셈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식당은 한산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런던 시민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은 장기실업자나 장애자 같은 취약계층을 적극 돕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그 중 한곳이 방문한 `브리게이드`레스토랑이다. 더불어 함께 일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노숙자와 범죄자 등 사회극빈층을 요리사로 길러내는 곳으로 관심을 모으는 곳이다. 첫 시작은 2006년 설립자이면서 요리사인 사이먼 보일이 시작했고, 그후 보일
이제 사흘만 지나면 한해의 마지막달인 12월이 시작된다. 12월의 의미는 한해를 잘 정리하고, 새해를 잘 준비하는데 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아무래도 새해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래서 새해맞이 축제나 행사가 많은 곳에서 열린다. 포항에도 이러한 의미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축제가 있다. 호랑이 꼬리에 비유되면서 한반도의 정기가 집약된 호미곶에서 열리는 `한민족해맞이축전`이 그것이다. 올해 마지막 날 밤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있을 이번 해맞이축제에도 많은 국민들이 호미곶을 찾아 개인의 소망과 국태민안을 함께 기원했으면 한다. 요즘 포항에는 해맞이축제를 시작으로 포항국제불빛축제 등 계절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크고 작은 축제들이 무수히 열리고 있다. 그러나 50여년 전만해도 포항지역은 축제의 불모지였다
우리는 흔히 돈을 물 쓰듯이 쓰는 것을 흥청망청 쓴다고 한다. 흥청망청의 유래는 연산군이 채홍사를 시켜 조선팔도에 미색이 뛰어난 기생(궁궐로 들어오면 명칭이 흥청으로 격상)을 불러들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놀아나는 등 엉망으로 국사를 이끌다가 중종반정으로 왕좌에서 쫓겨나고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서 흥청과 놀아나다가 망했다고 해서 흥청망청이란 말의 유래가 됐다. 우리도 주변을 둘러보면 돈을 물 쓰듯, 흥청망청 거리다가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가끔 보기도 한다. 가끔 언론에 R&D자금을 불법으로 편취하다가 걸렸다는 보도를 보게 된다. 유령회사를 만들어 회계증빙, 세금신고 등을 정상적으로 처리해 일부 자금을 되돌려받거나, 연구개발 용도가 아닌 생산용으로 재료를 과다하게 사는 수법, 기존 보유장비를 신규 장비로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 및 대화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하게 되는데 통신비밀보호법은 위 범죄를 중대범죄로 보아 벌금형 없이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되어 있고, 2014년 1월14일 법이 개정되면서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
얼마전 포항시의 용수확보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시내 다른 장소에서 도시발전 관련 심포지엄이 1, 2, 3부로 열리고 있었기에 이 토론회가 좀 활기를 잃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이날 나눈 의견들은 그 이슈의 중요성과 함께 청중들의 뜨거운 열기를 이끌어 내었다. 이날은 포항시의 장래 늘어날 용수수요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에 관점을 맞춰 준비된 토론회여서 포항시에 용역중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표자들은 포항의 용수수급상황, 2020년·2030년의 용수수급을 위한 원수 확보방안 등에 대해서 큰 그림의 발표를 했다. 토론자와 청중들은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내어 놓았다. 한 토론자는 우리 한국이 물부족국가라는 것, 포항이 물부족 도시라는 것, 이 모두가 잘못된 견해라고 주장했고
사과 다섯 개, 감 세 개, 배 두 개, 바나나 한 송이, 파인애플 한 개, 드레스코드는 선글라스와 머플러. 친구 둘과 내게 주어진 미션이었다. 공원에서 번개팅을 하자고 해놓고, 이렇게 두루뭉술하고 애매모호한 준비물을 가져오라고 하면 어쩌자는 거지. 이대로는 점심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것 같았다. 다른 친구들도 뭔가를 준비해오겠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할 것 같았다. 해서 우리는 파티를 기획한 친구가 내준 미션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파인애플을 빼는 대신 어묵탕을 준비했고, 무거운 바나나도 배를 채울 수 있는 빵으로 대체했다. 실용적인 걸로 미션 품목을 바꾼 것에 대해 내심 뿌듯해할 정도였다. 파티 장소인 공원에 도착하고, 각자 준비한 먹거리를 내놓았을 때야 미션 수행에 실패했음을 깨달았다. 공원 테이블을 세
얼마 전 한국의 최정상에 서있는 기업그룹의 K 부회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중학교 때 만난 친구로 대학, 대학원 그리고 미국유학까지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성실한 모습을 옆에서 죽 지켜 보았던 절친한 친구였다. 그에게 한국 최고의 기업의 정상에 오른 비결과 후배에게 주고 싶은 말을 물어보았다. 그에게서 의외의 답이 나왔다 “하고 싶은 일만 하지 말고 하기 싫은 일도 성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몇 년 전 한국에 소개된 기업전문 경영인 작가 코르둘라 누스바움의 `하기싫은 일을 먼저 하라`라는 책이 있었다. 보통 “자기가 원하는 일에 빠져라”고 충고하는데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는 충고는 색다르게 느껴진다. 이 책은 획일적인 자기관리 원칙의 틀을 벗어나 “당신에게 맞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화요일 아침 과수원 산책 시간.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두 계절이 공존하는 때라 비록 몸은 적응하느라 힘들지만 눈만은 즐거운 요즘이다. 서리 가득 앉은 시골 길을 학생들과 걷는 행복이란 매일 매일을 첫눈을 보는 느낌이다. “새결아, 이 식물 이름 뭐니?”, “찔레요!”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모두가 한 분야에서는 전문가다. 새결이는 식물 박사다. 백화점식 교육에서는 환영 받지 못하지만 개별화 교육, 맞춤 교육, 행복 교육, 생태 교육을 추구하는 산자중학교에서는 빛나는 학생이다. “그래 맞다. 찔레다”, “잎마다 하얗게 내린 서리가 마치 찔레꽃 같다. 찔레꽃은 참 슬픈 꽃인데, 오늘 숙제는 그 슬픈 이야기를 알아보는 거다” 학생들은 열심히 생태도감에 찔레를 옮겼다.
이재오 의원은 여전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소탈한 이미지 그대로, 거침없이 소신을 내뱉는 당당한 모습 그대로 과거와 현재의 정치이슈에 대한 생각들을 명쾌하게 토로했다. 개헌의 당위성을 설명할 때는 `전도사`라는 별명답게 선명한 논리로 현행 헌법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콕콕 짚었다. `4대강` 문제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논조로 사업 자체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다만 공사시행 과정에서 부조리가 있었다면 그것을 파헤치는 것에 대해서 시비할 이유는 결코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경제회생 정책드라이브에 걸림돌이 될 것을 저어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거부감에 가로막혀 잠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개헌`은 여전히 활화산이다. 몸에 맞지 않는 낡은 양복처럼, 현행 헌법이 숱한 모순을 품고 있다는 지적은 그르지 않다.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 는 말은 글쓰기에서도 통한다. 아무리 감동과 재미를 주는 글이라 해도 기본 형식에서 멀어져 있으면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다. 나는 문체미학의 경제성을 옹호하는 쪽이다. 중언부언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 문장은 거칠지는 않지만 건조한 편이다. 소설을 쓸 때는 그나마 덜한데, 생활 칼럼을 쓸 때는 마음부터 건조해진다. 그걸 피해보려고 시집을 자주 들여다본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실전에서는 예의 건조한 문체로 돌아가고 만다. 담백하고 건조한 문장을 선호하는 취향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는 없다. 다만 성마른 문장을 구사하는데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면 기분 좋은 당혹스러움이 밀려온다. 어느 순간부터 화려한 문투와 과장된 어법에 대한 거부 반응이 일기 시작했다. 지금보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팽창과 미사일방어 시스템 배치 계획, 러시아의 중요지역들에서 서방의 행동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이라는 논리를 설파하면서,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유라시아연합으로 맞서는 한편으로,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와 군사안보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 신동방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극동지역의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하고, 아시아지역에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시장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북-러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서 지난 5월에는 구소련시절의 북한 채무 90%를 탕감해 주었고, 지난 10월에는 북한철도 재건 프로젝트 `승리`를 발표했다. 한편으로 러시아는 나진항에
인류는 자연속에서 불이라는 강대한 에너지를 얻게 됨으로써 난방과 조명, 음식을 조리하고 준엄한 자연의 제약에서 해방돼 자연을 지배하게 됐고 오늘날과 같은 문명국가를 이룩했다. 인류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소중한 불이지만 한순간의 방심으로 화마(火魔)로 돌변해 조상들로 물려 받은 귀중한 자연유산들을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하게 하는 무서운 양면성도 함께 지녔다. 매년 산불로 인해 소실되는 산림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20배가 넘는다고 한다. 산불은 생태학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한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숲이 정상을 되찾기까지 짧게는 40년 길게는 10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14일 시청 대잠홀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산불감시원, 의용소방대, 시민단체 등 400여